현대차그룹, 전기차모델 확대로 전기차 중심 사업개편 속도
현대차 주요 계열사, RE100 사업참여로 탄소중립 실천 앞장
해외,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계획 공개… 대체연료 개발 집중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바람이 거세다. 주요 산업별 관련 기업들은 친환경 전략을 마련해 본격적인 탄소중립시대 대응을 위한 준비를 가속화한다. 기업들의 친환경 계획과 추진현황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각국이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국내외 완성차업계들도 내연기관차를 축소하고 전기차모델 등을 앞세운 친환경차 비중을 강화한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글로벌 완성차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하는 등 친환경차 비중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가솔린·디젤 엔진 차량의 내연기관차 퇴출 속도는 기존 예측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올 상반기부터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모델 출시 등 미래차 전환을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19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 GV60 디자인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지난 19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 GV60 디자인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국내, 친환경차 중심 역량 강화… 전기차 중심 개편 

국내의 경우 현대차그룹이 체계적인 미래차 전략을 통한 탄소중립에 선도적으로 나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를 미래 성장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만큼 친환경차 생산과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양산 계획에 맞춰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생산설비를 전기차 설비로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현재 8종에서 2025년까지 23개 차종으로 늘리고 전기차 인프라 구축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내연기관차도 ▲신소재 적용 ▲자동차 경량화 ▲연비 개선 ▲배출가스 저감 ▲폐기 시 환경영향 축소 등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 등을 도입해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수소분야 관련 역량도 강화해 나간다.

현대차그룹이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등 주요기업과 수소기업설립 추진에 나서는 등 수소분야 역량도 강화한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등 주요기업과 수소기업설립 추진에 나서는 등 수소분야 역량도 강화한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수소 전용 브랜드인 HTWO를 출범하고 수소트럭 등 상용차 생태계 구축에 힘쏟고 있다. 국내를 포함한 주요 4개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 2월 착공을 시작한 중국 광저우시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완성차 부품사 최초로 204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 앞서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5개사가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에 참여해 탄소중립 실현에 동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RE100 가입으로 그룹의 탄소중립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쌍용자동차도 첫 전기차 모델인 코란도 이모션을 공개했다. 2026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델을 포함한 6종의 친환경차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미 상반기 기준 560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에 지출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투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국내 공개한 컴팩트 순수 전기차 더 뉴 EQA 엔진부분 모습. 사진=서울와이어 DB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국내 공개한 컴팩트 순수 전기차 더 뉴 EQA 엔진부분 모습. 사진=서울와이어 DB 

해외, 내연기관차 비중 축소… 대체연료 마련에 집중

해외에서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기후대응변화 패키지 ‘핏포55(Fit for 55)’로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은 내연기관차와 이별을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내연기관 폐지를 위한 전략을 세웠다. 2030년까지 출시 모델 절반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유럽 시장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총 판매량의 70% 확대하는 목표를 구상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가 지난달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그룹에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가 지난달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그룹에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다임러와 메르세데스 벤츠도 A~S 클래스 모든 모델에 전기차 도입을 늦어도 2030년까지 달성할 계획이다. 슈퍼카 브랜드로 알려진 포르쉐도 2030년에는 신차의 80% 이상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체한다.

다만 급속한 내연기관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돼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합성연료가 대체재로 급부상했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기반으로 한 연료는 실질적인 탄소배출 저감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이유로 포르쉐는 여러 국제 에너지기업 등과  칠레에 합성연료 생산을 위한 최초의 대규모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친환경 에너지는 2024년부터 포르쉐 911 모델에 연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보쉬(Bosch), 쉘(Shell)과 합작을 통한 블루 가솔린 개발에 성공했다. 블루 가솔린은 최대 33% 재생에너지 함유량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감축할 수 있는 연료로 알려졌다. 이후 몇 년 동안은 내연기관의 연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강화하는 상황 속에 국내외 자동차업계의 친환경차 중심의 구조 변화 시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새로운 형태의 생태계가 급속히 자리잡는 가운데 완성차업체들의 탄소중립 실천 방안은 타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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