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DL 회장, 경영 외적 논란을 사업성과 입증으로 상쇄
2조원에 이르는 크레이튼 인수 통해 석화사업 경쟁력 강화
주력산업 건설분야 디지털혁신 추진해 현장 안전체계 확보
경영 전면에 나선 대기업 3세들이 과감한 변신과 다양한 시도로 그룹을 이끈다. 이들의 신사업 전략은 과거 부친이 이끌었던 모습과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시대에 대응하는 대기업 3세들의 혁신 사업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2019년 그룹 회장직에 오른 후 이전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올해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지배구조가 새롭게 재편됐다. 옛 사명 대신 DL로 변경한 것을 비롯해 이 회장 체제 아래 그룹의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건설·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 재편
재계와 업계 안팎에서는 그를 둔 평가가 엇갈린다. 그룹 경영을 추진하는 면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다만 그간 경영 외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만큼 늘 꼬리표가 뒤따랐다. 다만 최근 논란에 사업 추진 성과로 이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룹에 입사한 이후 줄곧 건설과 화학부문을 오가며 많은 사업 경험을 축적했다. 그는 경험을 토대로 지난 7월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하는 등 개별 산업 장점을 살린 성장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주력사업인 건설, 석유화학, 에너지사업 3대 축을 중심으로 디벨로퍼 전환을 추진한다. 프로젝트 발굴부터 관리까지 사업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개발사업자로 이 회장은 그룹을 글로벌 디벨로퍼로 만들기 위해 앞장섰다. 이와 함께 최근 그룹의 사업 방향을 주도하던 건설부문에서 고부가 첨단소재와 친환경소재사업으로 중심축을 옮겼다.
앞서 부친 이준용 명예회장은 DL의 전신인 대림산업을 이끌면서 건설명가로 국내외 인지도를 충분히 갖췄다. 때문에 그룹 투자는 주로 건설분야에 집중돼 석유화학사업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석유화학사업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과 동시에 미래사업을 위한 준비도 본격화한 모습이다.

◆‘크레이튼’ 인수, 신성장동력 모색
그는 올해 9월 미국의 석유화학 업체인 크레이튼을 2조원에 이르는 금액으로 인수하는 청사진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룹 창사 이래 82년 만에 나온 대형 인수합병(M&A)으로도 주목받았다.
당시 이 회장의 파격 베팅에 대해 그룹 체질 개선 시도에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한편으로 그룹 내 정비를 마친 이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을 석유화학사업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던진 한수로도 읽힌다.
DL케미칼의 M&A 과정에서 지난해 크레이튼의 합성수지고무사업부인 카리플렉스를 인수해 성공적인 통합을 이끈 이 회장의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단숨에 DL케미칼의 그룹 내 영향력도 높였다.
이 회장은 크레이튼이 보유한 핵심소재 기술력을 앞세워 새로운 첨단소재를 육성해 산업 성장세를 보이는 아시아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설계한 구상에 맞춰 크레이튼 인수 후 그룹 차원에서 화학사업 부문에 지원이 따를 전망이다.
그는 DL케미칼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용량을 2019년 20만5000톤 규모에서 2025년까지 53만9000톤까지 늘리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 회장 체제에서 새로운 변화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건설·에너지사업 장점 살린 육성전략
이 회장은 그룹을 대표하던 건설부문도 새로운 모습의 변화를 이끈다. 그는 2000년 ‘e편한세상’이란 아파트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업계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1년이 지난 지금 이 회장은 다시 디지털 혁신 주문을 통해 업계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그는 과감한 디지털화 추진과 함께 안전을 확보한 현장 관리체계 마련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사람이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에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드론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 건설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빅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 니즈를 반영한 설계로 새로운 주거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등 시장에서 호평이 이어진다.
이 회장은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에너지사업 육성에도 힘쓴다. 그는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에너지 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한편 디벨로퍼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DL에너지를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발전사업 총괄을 맡겨 신사업 개발에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석탄화력,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다양한 발전소 운영 노하우로 현지 시장에 맞는 적합한 발전 솔루션을 발굴해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장 체제 이후 실적 면에서도 순항하는 모습이다. 지주사 DL은 이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1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 달성했다. 자칫 그룹 미래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었던 총수 공백 리스크도 털어버린 상태다. 새로운 사명과 함께 변화된 사업구조에서 이 회장의 또 다른 한수는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 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된 모습”이라며 “그가 디벨로퍼 중심 사업자로 나갈 것을 밝힌 만큼 그룹의 전체적인 방향성도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그룹 전면에 나선 지 2년째로 지배구조 재편과 대형 M&A를 주도하며 베테랑 같은 면모를 보여줬다”며 “그가 디벨로퍼로 전환 과정에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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