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8.65%·케뱅 11.51%·토뱅 13.41%
5대 은행 금리는 모두 10% 아래
경쟁력 있는 금리 제공 취지 무색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게 책정한 대출 금리가 주요 시중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출범 시 일제히 중·저신용자에게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겠다며 중금리대출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토스뱅크, 모든 은행 통틀어 가장 높아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 10월 5~6등급자에게 신규 취급한 개인신용대출의 가중평균 금리는 카카오뱅크 연 6.0%, 케이뱅크 7.07%, 토스뱅크 9.5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금리는 최저 4.66%에서 최대 7.82%였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케이뱅크는 국민은행(7.82%)을 제외한 4개 은행보다 금리가 높았다. 토스뱅크는 모든 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7~8등급 저신용자 신용대출금리는 케이뱅크 11.51%, 토스뱅크 13.41%, 카카오뱅크 8.65%였다. 5대 은행 금리는 모두 10% 아래다.
대출금리는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준거금리와 은행들이 차주 신용을 감안해 메기는 가산금리를 더한 값에 각종 우대금리를 차감한 값으로 결정된다. 토스뱅크의 대출금리는 5대 은행은 물론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가산금리를 가장 높게 책정했고 별다른 우대금리도 적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토스뱅크가 5~6등급자와 7~8등급자를 대상으로 책정한 최종 대출금리는 각각 9.53%, 13.41%였다. 우리(5~6등급, 4.66%), 농협(7~8등급, 6.4%)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이에 대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도 포용하다 보니 신용 리스크 비용이 올라가 가산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는 입장이다.

◆'경쟁력 있는 금리 제공' 슬로건 무색
당초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인가 하면서 기존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 받았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혁신 기술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금리로 대출을 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가 시중 은행의 2배를 웃돌면서 출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정부는 가중평균금리가 연 6.5% 이내이고 금리 상한이 10% 이하로 취급하는 무보증 대출을 ‘민간 중금리대출’로 규정했다. 이러한 요건을 적용하면 인터넷은행들이 가중평균 6.5% 초과 금리로 내보낸 대출은 중금리대출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 요건을 충족시킨 대출 역시 인터넷은행 금리가 5대 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3~4등급자에게 취급한 대출 금리를 보면 케이뱅크(4.94%)와 토스뱅크(5.96%)는 5대 은행 수준을 모두 웃돌았다.
정부는 금융혁신 촉진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은행법에 특례를 두면서까지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인가했다. 그러나 중금리 대출 실적이 저조하자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대출 금액을 늘렸을진 몰라도 금리 부문에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