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 마무리 단계 도달해
중국이 기술이전 등 요구하면 미국 제재 가능성도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한 중국이 제3경쟁사의 시장진출 지원을 요구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한 중국이 제3경쟁사의 시장진출 지원을 요구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중국을 끝으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필요한 8개 경쟁당국의 규제 심사를 모두 통과했다. 하지만 중국은 제3의 경쟁자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시장에 진입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를 승인하면서 ‘한 개의 제3경쟁자가 기업급 SSD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조건을 포함시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미국·대만·영국·유럽연합(EU)·브라질·싱가포르에 이어 지난 22일 중국까지, 주요 8개 경쟁당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 사업부 인수가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계획대로 연내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인수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단 중국의 승인 조건에 포함된 제3의 경쟁자 지원 범위를 두고 우려가 나온다.

기술 이전 등의 요구를 할 경우 미국이 제재할 수 있어서다. 아직 기업을 특정하진 않았느나 칭화유니 산하의 낸드 제조사 ‘YMTC’가 후보로 거론된다. 이를 지원하면 시장 1위인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반도체 관련 기술을 국가 안보 재산으로 여기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인다. 중국이 매그나칩 세미컨덕터를 인수하려던 시도도 지난 15일 무산됐으며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의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도입도 미국이 제재했다. 

하지만 업계는 중국당국이 SK하이닉스와 인텔 낸드부문 합산 점유율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관측한다. 따라서 견제를 받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본다.

올 3분기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4.5%로 1위, 키옥시아가 19.3%로 2위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면 19.4% 점유율로 2위 자리에 올라서지만 여전히 삼성저자와 큰 차이를 보인다.

남은 절차는 연내 1차 대금 70억달러(약 8조3400억원) 지급 후 SSD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을 양도받는 것이다. 남은 대금은 2025년 3월 20억달러(약 2조3800억원)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