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등한 메타버스 관련주, 올들어 약세
ETF 관련 상품, 지난해 상승분 내주는 양상
"올해 실적 성장 확인 시 투자자 관심 끌 것"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지난해 언급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하던 메타버스 테마주가 올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강한 상승세를 보인 반동으로 조정을 겪는 모양새다.
또 연초부터 미국의 긴축 우려도 한몫 했다. 메타버스 관련주 또한 위험자산 선호심리 약화의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휘말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지켜볼 때라고 설명한다. 올해는 옥석가리기의 시기가 될 것이며, 조정을 거쳐 다시금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합 콘텐츠 제작 솔루션 기업 위지윅스튜디오는 코스닥에서 새해부터 전날 종가까지 21.11%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해 동안 545% 상승한 바 있다. 메타버스 관련주로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자이언트스텝(-36.64%), 셀바스AI(-33.79%), 덱스터(-32.77%), 플래티어(-30.91%), 딥노이드(-29.78%) 등도 올해 들어 크게 하락했다.
메타버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약세다. 올해 첫 거래일(1월3일)부터 전날까지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28.34% 하락했다. 이어 KBSTAR iSelect메타버스(-24.69%), TIGER Fn메타버스(-22.97%), HANARO Fn K-메타버스MZ(-22.13%) 순으로 낙폭이 컸다. 이는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까먹은 수준이다.
메타버스 ETF 4종은 지난해 10월13일 국내증시에 동시에 상장됐다.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상장일부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30일)까지 31.51% 올랐다. TIGER Fn메타버스와 HANARO Fn K-메타버스MZ, KBSTAR iSelect 메타버스 역시 같은 기간 30.56%, 22.84%, 22.07% 상승했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뀐 이유는 국내증시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0.11% 하락했고, 코스닥도 같은 기간 18.77% 떨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및 긴축 움직임의 가속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증시에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메타버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점도 조정 요인이다.
곽호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관련주의 하락이 지속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 하락은 메타버스 산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성장주와 가상자산을 포함한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조정이 주요 원인이라고 곽 연구원은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기대감만이 존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관련 기업들의 실질적인 메타버스 신사업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번 하락은 실제 메타버스 플레이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옥석들을 가려낼 수 있는 기회”라고 예상했다.
최근 메타(구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이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관심 및 투자가 늘어나는 데다 관련 제품과 서비스도 계속해서 출시 중이다. 국내에서도 컴투스의 ‘Com2verse’, NAVER의 ‘아크버스’ 등 메타버스 서비스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는 소프트웨어·컨텐츠·플랫폼 등 무형기반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본업과 메타버스향 경계가 모호하다”며 “올해는 옥석 가리기의 해가 될 것이다. 특히 메타버스의 산업향 실적 성장성이 확인되면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0일 제5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메타버스 신산업 전도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2026년까지 메타버스 전문가 4만명 양성, 매출액 50억원 이상 메타버스 공급기업 220곳 육성 등의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확산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등장으로 실제 현실에서 이루어졌던 다양한 경제·사회 활동들이 메타버스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향후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가 따로 떨어져있는 것이 아닌, 상호작용하며 융합되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