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 본점 전경. / 사진=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 본점 전경. / 사진=KB국민은행.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KB금융 노동조합의 다섯 번째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 시도가 또 무산됐다.

KB금융지주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등이 주주제안 한 김영수 후보(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추천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25%, 출석 주주의 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날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4.53%의 찬성률을 얻는 데 그쳤다. KB금융 노조는 2017년부터 총 5차례에 걸쳐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주총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주총에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노조추천 이사 선임 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ISS는 노조가 추천한 김 후보의 인프라·도시개발 해외사업의 경력은 인정되지만, 금융그룹의 해외사업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류제강 KB금융 노조협의회 의장은 주총에서 1조원을 투자한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사업이 부진한 것을 지적하며 김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 당위성을 강조했다.

류 의장은 “KB금융 그룹의 취약점인 해외사업 부문의 리스크 관리를 보완하기 위해 추천했는데, 그런 취지가 호도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면 다양한 경로를 통한 이사회 구성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주총에서 배당성향을 원안대로 확정해 코로나19이 이전 수준인 26%로 회복했다. 배당성향은 총 배당금을 지배주주순이익로 나눈 비율로 KB금융의 보통주 유통주식수는 3억8963만4335주, 지난해 연간 지배주주 순이익은 4조4095억원이다.

지난해 결산 보통주 주당배당금(DPS)을 2940원으로 확정했고, 지난해 중간배당으로 지급된 주당배당금 750원을 제외한 결산 배당금은 2190원으로 가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KB부코핀은행과 관련해) 코로나19가 다가오면서 구조조정과 지원의 폭이 늘어난 게 사실”이라며 “부실은행을 인수해 정상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사례를 만들고 싶단 의욕을 가지고 있고, 시간은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서는 “올해로 5년 연속 안건이 올라오고 있는데, 주주들의 표결 결과의 무거운 의미를 겸허히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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