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방치된 상태… 500억 손실 감안
브랜드 타격 우려 심화,국내 미래사업 집중

아난티가 브랜드 타격 우려를 고려해 10년 넘게 방치된 금강산 리조트 사업을 손절한다. 사진=아난티 제공
아난티가 브랜드 타격 우려를 고려해 10년 넘게 방치된 금강산 리조트 사업을 손절한다. 사진=아난티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리조트·골프장 운영업체인 아난티가 10년 넘게 방치된 금강산 리조트 사업을 정리한다. 흐지부지됐던 금강산 리조트를 과감하게 손절하고 서울 강남과 부산 기장, 제주도 등 미래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13일 아난티는 미래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금강산사업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아난티는 507억원 규모(지난해 말 기준) 금강산 관광특구의 골프장(18홀)과 리조트(96실) 등 부동산자산을 손실 처리할 계획이다. 아난티는 현대아산과 함께 등록된 남북협력사업자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다.

아난티는 현대아산으로부터 금강산 관광특구 내 대지 168만5000㎡에 대한 토지 이용권을 재임대받아 골프장 등을 개발했다. 북한에 조성한 ‘아난티 금강산 골프장’ 등 관광·레저시설은 금강산 관광지구에 들어선 남측 최초 스포츠 시설이다.

아난티 그룹은 현대아산이 북한으로부터 임차한 대지를 50년간 재임대해 18홀 규모의 골프 코스와 리조트 등을 조성했다. 골프장은 금강산 승용차 관광을 시작한 직후인 2008년 5월에 개장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우리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군인에게 피살당하는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14년 동안 골프장 시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재산권도 보장받지 못했다. 아울러 2019년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은 10년간 관리되지 않아 녹슬고 허물었다.

이처럼 관리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북한 관련 이슈가 나올 때 마다 엮여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결국 손실을 감당하고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아난티는 오는 6월 강남구 논현동에 아난티 앳 강남을 오픈하고 내년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16만㎡에 달하는 ‘빌라쥬 드 아난티’를 선보이는 등 국내 여행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난티 관계자는 “금강산 사업이 종료돼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며 “하지만 브랜드 가치가 지속적으로 손상받는 것보단 정리하고 나아가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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