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그룹 분리 후 내실 마련 초점
주축 계열사 성장, 재계 '40위권' 안착
반도체사업 중심 외형 확장 드라이브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5월3일은 LX그룹 공식 출범 후 정확히 1년차를 맞은 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시기와 맞물려 분리된 그룹은 불과 1년 만에 남다른 성적을 거뒀다.
그룹은 LG에서 분리한 이후 단숨에 자산총액 기준 재계 40위권에 안착했다. 지난해 말 자산 규모(별도기준)는 10조374억원으로 2020년(8조930억원) 대비 24.03%(1조9444억원) 늘었다.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하우시스 등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힘을 보탰다. 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71세 나이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구본준 회장이 있었다.
구 회장은 그룹 출범 초부터 물류와 반도체, 건축 등 3대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LX그룹 소속 계열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8099억원, 1조259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3%, 212.8%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난 등 각종 악재 속에 달성한 성과다. 구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재계 순위 상승과 계열사들의 호실적 등 겹경사를 자축하는 것보다 차분히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구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념하면서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시장 점유율 2위 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을 약 6000억원에 인수했고, 바이오매스 발전소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를 1000억원가량에 매입했다. 주축사업의 성장을 이룬 현재가 외형확대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최근 시장 매물로 나온 중견 시스템 반도체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후보로 LX그룹이 거론된다. LX그룹 측도 인수 대상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구 회장도 반도체사업에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LG그룹에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LG반도체에 몸담으며 전무,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당시 LG는 신사업 가운데 하나인 반도체사업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계기로 현대그룹에 넘겨줬다. 김대중 정부가 5대 그룹 대상 ‘빅딜’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전자로 넘겨진 반도체사업은 지금의 SK하이닉스다.
업계는 LG그룹이 반도체사업을 지속했다면 재계 순위가 전혀 달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의도치 않게 이별의 아픔을 겪은 구 회장에게 반도체사업은 오랜 숙원사업이다. 그가 계열 분리 당시 LX세미콘을 들고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 회장은 반도체사업의 확장 의욕이 상당해 LX세미콘의 사업 다각화로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생산에 주력한다. DDI는 디스플레이 픽셀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이다.
그룹이 인수를 검토하는 매그나칩반도체은 DDI를 설계·생산하는 업체로 시장점유율은 30%로 세계 2위다. 반도체 업황도 긍정적으로 그룹이 매그나칩반도체를 품으면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인수 경쟁자로 꼽힌 SK그룹과 코오롱 등은 발을 뺀 상태다. 이에 업계는 구 회장의 인수 여부를 주목한다. LG가 포기한 반도체사업 꿈을 구 회장이 이룰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앞서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은 기업의 미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 성장 속도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 앞으로 구 회장이 또 어떤 성과로 노익장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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