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트렌드 변화 대응, 업종별 경쟁력 강화 추진
조선사, 선종 다양화·신기술 개발 등 '초격차' 나서
해운업계, 글로벌리더 도약 목표 성장추진 가속화

국내 조선업계가 상반기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선사는 수주호황세에 힘입어 신기술 개발 등의 힘을 쏟는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상반기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선사는 수주호황세에 힘입어 신기술 개발 등의 힘을 쏟는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조선·해운업계가 모처럼 찾아온 호황을 기회 삼아 글로벌 해양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 나섰다. 앞서 조선업계는 중국 저가 수주 공세에 밀려 내준 전 세계 선박 발주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았고, 해운업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가한 물동량에 힘입어 상승세다. 이들 업계는 각각 선종 다양화와 사업 다각화 등의 전략을 추진한다. 이에 각 사별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 노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시장 제패에  나선다. 앞선 기술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워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각오다. 조선과 해운사는 변화하는 해양산업 트렌드 대응과 장기적인 수익성 창출을 위한 체계적 계획을 수립했다.

◆조선 ‘빅3’ 친환경·디지털 전환으로 왕좌 수성

올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 금융 제재 등 온갖 악재에도 액화천연가스(LNG) 건조에 대한 우월한 기술력으로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46%의 선박 수주를 쓸어 담았다.

환경규제와 러시아 제재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 조선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국내 조선사에 대한 LNG선을 비롯한 선박 발주 문의도 꾸준히 이어진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수주호황세로 연간 수주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아프리카와 유럽 소재 선사와 총 2507억원 규모의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 체결로 총 140척의 선박·175억2000만달러치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회사의 연간 수주 목표액인 174억4000만달러의 100.5% 수준이다. 한국조선해양뿐 아니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63억달러, 59억3000만달러를 수주하는 등 각각 연간 목표치의 72.0%, 66.6%를 채웠다.

조선 3사가 상반기만에 목표치의 3분의 2를 넘어선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조선업계는 당분간 이같은 수주 호조세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조선사들은 글로벌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흑자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NG 추진선뿐 아니라 메탄올 추진선·암모니아 등을 중심으로 고수익이 기대되는 친환경 선종을 다양화하고, 신기술 개발과 조선소 디지털화로 건조 효율성을 높여 성장세를 가속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글로벌 해상 물동량 증가세와 환경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친환경 컨테이너선에 대한 문의가 지속되는 추세”라며 “다양한 선종에 걸쳐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과 코로나19를 기회로 반등에 성공한 HMM 등 국내 컨테이너선사들이 장기적 성장쳬계 마련에 나섰다. 사진=HMM 제공
정부 지원과 코로나19를 기회로 반등에 성공한 HMM 등 국내 컨테이너선사들이 장기적 성장쳬계 마련에 나섰다. 사진=HMM 제공

◆국내 선사, 해운재건 넘어 글로벌 해운리더 도약

해운업계는 2017년 2월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적 선사의 선복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적체 현상에 따른 해상운임 상승 등 특수를 누리며 글로벌선사와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도 2018년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해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표 국적 선사인 HMM 등은 한국해운연합(KSP)을 결성해 자발적 항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전폭적인 지원 속 업계가 동반성장을 추진할 무렵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해운사에 기회로 작용했다. 해상운임 지표를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FCI)는 올 1월 사상 첫 51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달 8일 기준 4143.8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물동량 축소로 인한 해상운임이 하락세로 전환된 만큼 성장 속도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운업계는 이와 관련 새로운 항로개척, 신사업 발굴,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HMM도 올 5월 ‘2021 ESG 보고서’를 내고 그간 추진 성과를 바탕으로 한 신성장 계획을 세웠다. 2030년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1.5% 감축 등이다.

HMM 관계자는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선제 대응을 위해 경영체계를 재편 중이고, 비재무적분야에도 꾸준한 투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해운기업의 리더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경우 HMM이 안정화 궤도에 이르렀다는 판단으로 중견·중소선사에 대한 지원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공사는 선사별 체질 개선을 목표로 금융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은 “국내 해운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해운 재건에 이어 해운산업 리더 국가를 목표로 신규사업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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