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박&] '보호자' 정우성 "연출자 도망가 떠밀려 감독 맡아" ①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서 감독 정우성의 첫 장편 영화 연출작 ‘보호자’가 스페셜 프레젠테이션(Special Presentation)섹션에 초대됐다. 작품은 10년 만에 출소해, 자신을 쫓는 과거에서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수혁'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극중 과거에서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은 가장 위험한 꿈이 된다는 역설을 담았다.

정우성은 직접 작품의 주인공을 맡아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수혁'의 모습을 그려냈다. 또한 김남길, 김준한, 박성웅, 이엘리야, 박유나 등 개성 있고 강렬한 캐릭터들의 에너지, 힘 있는 액션을 통해 한 단계 높은 품격의 현대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지난 13일 TIFF의 로열 알렉산드라 극장(Royal Alexandra Theatre)에서 세계 초연된 작품 상영 후 무대에 오른 정우성 감독, 배우 김준한, 김남길은 GV를 통해 ‘보호자’에 대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보호자’는 처음부터 감독으로서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작업한 작품이 아니었어요. 작품의 프로듀서인 송대찬 프로듀서가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제가 배우로서 액션 자문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에 흔쾌히 제안에 승낙했고요. 열심히 준비하던 와중에 갑자기 연출자의 부재가 발생했어요. 입봉 직전이던 신인 연출자였고 개인 사정 때문에 그만둔다고 했지만 제가 볼 땐 도망간 것 같아요. (웃음) PD에게 ‘그냥 내가 연출도 해볼까’라고 말했고 자연스레 맡게 됐어요.”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도 ‘아이를 구출하는 액션’이라는 ’보호자‘의 소재는 평소 자주 봐온 너무 흔한 이야기였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작품을 바라보는 건 확실히 다른 면이 있다. 연출자로서 ’예견 가능한 작품의 구체화‘, ’고유성과 신선함‘, ’전에 없던 촬영‘은 숙제로 다가왔다. 극중 조직의 만년 2인자로 ’수혁‘을 죽이고 싶어하는 ’강 이사‘ 역의 김준한과 ’’수혁‘의 청부살인 의뢰를 받는 ’우진‘ 역을 맡아 코믹함으로 캐릭터를 꽉꽉 채운 김남길은 정우성과 함께 촬영하며 느낀 점을 말했다.

“감독님께서 배우이기 때문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연기에 대해 어떤 갈증이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에서 배우들이 가져오는 아이디어나 의견을 잘 수렴해주셨어요. ‘이렇게 자유롭게 연기해본 적이 처음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볼 수 있게 배려해주셨습니다.” (김준한)

“같은 배우여서 더 부담스러웠어요. 연출자 중에서도 연기의 호흡을 잘 알고 연출을 하는 분과 연기의 호흡을 전혀 모르고 연출하는 분이 계시거든요. 감독님은 배우이시니까 연기에 대해 잘 알고 연출을 주셔서 되려 겁이 났어요. 또 연기에 대해 명확하게 연출을 주셔서 연기하기가 훨씬 수월했어요. 작품이 굉장히 뻔한 이야기인데 우리 둘이 없었다면 더 뻔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웃음)” (김남길)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