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네·카 22조원 담았으나, 손실률 20% 이상
금리 인상, 기업이익 둔화 등 우려 겹쳐
하반기에도 주가 부진 예상...개미투자자 '고난의 시기'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형 우량주를 매수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주가 부진으로 개인들의 손실율은 15% 이상으로 나타났다. 사진=각 회사 제공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형 우량주를 매수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주가 부진으로 개인들의 손실율은 15% 이상으로 나타났다. 사진=각 회사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 공포로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삼성전자·네이버(NAVER)·카카오 등 국내 대형 우량주를 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자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주가는 연초 이후 28~42% 떨어졌고 평균 매수 단가도 15~25% 손실권이다. 전망도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주요국 통화 긴축 정책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 28% 하락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들어 이달 16일까지 코스피에서 22조6360억원, 코스닥에서 8조4700억원 등 총 31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조7300억원, 14조54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17조5000억원이었다. 이어 네이버(2조4200억원), 카카오(1조8800억원) 등도 1조원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은 소액주주 수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말 대비 85만6242명(16.9%) 증가한 592만2593명이었다. 1년 전(454만6497명)보다는 150만명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비슷한 양상이다. 네이버 소액주주는 전년 말보다 18만7564명(23.8%) 늘어난 97만3445명, 카카오는 12만2977명(6.4%) 증가한 204만1314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가는 내리막이었다. 올해 7만8300원으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16일(5만6200원)까지 28.2%나 떨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41.9%, 40.5%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등락률(-20.0%)보다 하락 폭이 컸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개인들은 저가매수에 나서며 이들을 담기 시작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 기업의 이익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개인 평균 매수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5818원인데, 이달 16일 종가는 5만6200원으로 14.6% 정도의 손실을 보였다. 네이버(-26.6%)와 카카오(-25.6%)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 대외 악재 지속에 실적개선 쉽지 않아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주가가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판매단가의 하락과 마케팅 등 비용 증가, 주요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가 하락 위험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주가가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판매단가의 하락과 마케팅 등 비용 증가, 주요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가 하락 위험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이들 기업의 주가는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기존 목표주가(7만5000원)를 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3.3% 증가한 79조8000억원을 기록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6.0% 감소한 11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3조3000억원)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에 따라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 세트 수요 부진으로 D램 출하량이 3% 감소하고, 평균판매단가(ASP)는 17%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실적 성장이 하반기를 지나 내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3분기 영업이익은 3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할 것”이라며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중심의 견조한 탑라인 성장이 지속되지만, 네이버플러스 멥버십 관련 마케팅비 및 콘텐츠 소싱 비용 증가 등이 영업이익 증가를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네이버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1조3528억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률은 16.1%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지난달 말 카카오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1만으로 낮춰 제시했다. KB증권은 카카오의 리스크 요인으로 ▲주요 자회사 상장에 따른 지주사 디스카운트 이슈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 및 커머스 시장 성장 둔화 등을 꼽았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사업부는 크게 플랫폼(카카오페이)과 콘텐츠(카카오게임즈)로 나누는데 페이와 게임 사업부를 보고 카카오에 투자하는 이 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주주의 가치를 침해 받을 위험이 있다”며 “자회사의 가치가 높아져도 할인율을 적용받는 모회사에 투자하는 주주는 성장하는 기업의 가치를 100% 향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글로벌 긴축통화정책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발 인플레이션 등 겹악재에 국내 기업 이익전망이 꺾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가별로 올해 및 내년의 이익 전망치를 보면 선진국, 신흥국 모두 올해 대비 내년도 이익 전망치 하락세가 가파르다”며 “통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이익 증가율에 민감하다. 현재 글로벌 국가들의 낮은 PER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 기회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전반적으로 이익 전망치가 꺾이는 상황에서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내년 성장률이 높은 종목의 희소 가치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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