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 의지, 1993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설립
20일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 개최… 안내견 새 출발 응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열린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에 참석해 ​​6~8년간 안내견 활동을 마친 은퇴견들을 축하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열린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에 참석해 ​​6~8년간 안내견 활동을 마친 은퇴견들을 축하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고 이건희 삼성 회장 뜻이 반영돼 설립된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20일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새롭게 입학하고 안내견과 졸업한 안내견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 삼성의 ‘신경영’을 선언한 직후인 1993년 9월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기관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현재까지 29년간 운영된 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 분양을 시작으로 매년 12~15마리의 안내견을 무상 분양해왔다.

최근 파트너와 맺어진 ‘그루’까지 포함하면 2022년까지 총 267마리를 분양했고, 현재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 안내는 물론 항상 그들과 함께하면서 독립된 삶을 영위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은 서로의 삶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라며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안내견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의 생애를 같이 한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며 안내견과 은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8마리와 6~8년간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도 행사 주인공이 됐다. 은퇴견이 입양가족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만큼 끝이 아닌 시작임을 강조했다. 

안내견사업이 삼성뿐 아니라 퍼피워커와 은퇴견 입양가족을 비롯한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 사회 모두의 노력과 애정으로 진행돼왔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가 행사에 담겼다.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위탁받아 1년여를 돌보며 사회화 훈련을 담당했던 첫 번째 가족인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키운 강아지가 당당한 안내견으로 성장한 것에 대한 감동과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거쳐 세 번째 가족인 입양가족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은퇴견 6마리 중 3마리는 강아지 때부터 함께 했던 퍼피워킹 가족에 입양됐다. 헤어진 지 6~8년 만에 다시 가족으로 만났다.

평소 장애인 활동에 관심을 가져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 의원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 삶의 질을 바꾸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보조견 보급 확대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안내견사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29년간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고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켰다”며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실제 안내견사업이 갓 시작된 1990년대 초반에는 식당과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이 따랐지만, 안내견에 대한 인식은 상당 부분 개선됐다. 피아니스트 출신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2020년 국회 본회의장에 안내견 파트너 ‘조이’와 들어갔다. 

지금도 김 의원은 조이와 활발한 의정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안내견 양성과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기에 가능했다. 삼성화재는 시각장애인, 자원봉사자 등과 ‘시각장애 체험’, 안내견과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캠패인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정부와 국회도 장애인 복지 향상에 나서면서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공공장소에 출입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처벌할 수 있는 장애인 보조견 관련 조항이 1999년 장애인 복지법에 포함됐다. 

국회에서도 안내견 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법률적 보완을 위한 법안 제출을 진행해 왔으며, 정부 및 지자체의 안내견 인식 개선 교육과 안내견 거부 사례와 관련된 법안 제출이 최근까지 지속됐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