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오너일가 무능하다 비판, 투쟁 예고
"피규어 수집 취미… 시대흐름 인지 못해"

유제품기업 푸르밀이 다음 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고 전직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신동환 푸르밀 대표. 사진=푸르밀 제공
유제품기업 푸르밀이 다음 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고 전직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신동환 푸르밀 대표. 사진=푸르밀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유제품기업 푸르밀이 다음 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고 전직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오너일가의 무능함’이라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투쟁을 예고했다.

푸르밀은 1978년 롯데우유에서 시작했다. 2007년 분사해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이를 인수했고 2009년 푸르밀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푸르밀은 2012년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3132원에 달했고 2017년까지 흑자행진이 계속됐다. 하지만 2018년 신 대표가 취임하면서 적자가 나기 시작했다. 영업 손실액은 2018년 15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89억원, 2020년 113억원, 지난해 124억원 순으로 매년 적자가 계속됐다.

푸르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적자가 누적됐으나 이런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노조는 적자 원인이 오너일가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신준호·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비참하고 분노를 느끼며 배신감이 든다”며 “대표이사의 관심사는 오로지 개인 취미생활인 피규어 수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변화되는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소비자의 성향에 따른 사업다각화와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종료에 앞서 올 초 신 회장이 푸르밀을 퇴사하며 퇴직금 약 30억원을 챙겨간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 회장은 퇴사 후에도 서울 영등포 소재 본사로 출퇴근해 모든 업무지시와 보고를 받고 있다며 직원들 해고를 지시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어떤 도움이라도 얻어서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방도를 마련하고 싶고 가정을 지키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푸르밀은 지난 17일 사업을 종료하고 전직원을 해고하겠다고 이메일로 통보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370여명으로 시점은 11월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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