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 토론회에서 장시간 미국과 유럽의 '해악'을 다양한 궤변으로 작심 비판해 관심을 끌었다.
27일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초청 연설과 질의응답을 통해 약 3시간30분간 미국과 유럽을 강하게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두연설 45분간 "그간 세계정세를 좌지우지해온 미국과 유럽의 지배가 종말을 맞고 있다"며 서방이 세계 정치 경제 안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난타했다.
그는 "세계는 2차세계대전 이래 가장 역사적이고 위험하며 중요한 10년을 맞았다"면서 "서방은 단독으로 인류를 관리하려는 헛된 시도를 계속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세계인은 이를 더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도 다가오는 폭풍우를 피할 수 없다. 인류에겐 두가지 선택이 있다"면서 "하나는 우리 모두를 짓밟는 문제의 부담을 계속 축적하던지, 아니면 불완전하지만 세계를 더 안전하고 안정되게 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방의 헤게모니는 끝났으니 이제 세계 평화를 위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서구의 정치적, 경제적, 이데올리기적 독점에 대한 대안적 사회모델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새로운 세계질서는 법과 정의, 자유와 진실, 공정에 기반해야 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독립적이고 독창적인 문명으로 기독교와 무슬림의 가치, 자유, 애국심 등의 가치로 서구와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또 하나의 서구가 있는데 공격적이고, 신식민주의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이라면서 "러시아는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1년간 뭔가 실망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특별군사작전은 여전히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았다면 돈바스 지역은 독자적으로 존속할 수 없었다"고 말해,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을 러시아에 병합한 것은 정정당하다고 옹호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이에대해 "푸틴 대통령의 오늘 메시지는 불분명하고 진실하지도 않다"면서 "분명한 것은 이웃 국가를 멋대로 침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