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 침체기 지속… 전략 재정비 나선 업계
중소형시장서 활로 모색, 제품라인업 '다양화'
대·중·소 TV 라인업 구축, 고객 선택의 폭 늘려
국내 가전업계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해답을 찾는다. 중심은 ‘신가전’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눈길을 끄는 제품을 앞세워 신가전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공략층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넓혔고,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문도 두드린다.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가전제품으로 경기침체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신가전에 주목한 가전업계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에서는 최근까지 TV의 고화질·대형화로 불리는 이른바 ‘거거(巨巨)익선’ 트렌드가 이어져 왔다.
80~90인치 TV를 중심으로 판이 새롭게 깔리는 듯했으나 그 흐름이 바뀌었다. 국내 가전, 디스플레이업계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어려움이 따르는 대형보다는 중소형시장에 다시 주목한다.

◆외면받는 ‘거거익선’… 중소형이 사막의 오아시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줄어든 TV 수요와 물류비와 원자재가격 후폭풍 속 관련 기업들이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LG·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 방향 전환을 선언한 데 이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사업에 힘을 준 상태다.
침체기에 빠진 대형 TV와 모니터시장에 대응한 전략이다. 실제 모바일 신제품 출시와 테블릿PC 수요로 중소형 패널 수요는 꾸준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고객사 신제품 출시 등 수요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3900억원, 1조9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영업이익은 23.9% 증가했다. 업계는 TV시장 역성장으로 인한 선제적 방향 전환 시도가 매출 증대를 이끈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실적에 힘입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회사는 퀀텀닷(QD)-OLED 라인업 확대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중소형시장에 굳건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품 다양화로 고객의 선택 폭을 늘리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지난 27일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부터 QD-OLED의 판매량을 늘려갈 예정으로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며 “라인업 확대뿐 아니라 성능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형 OLED사업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현재는 중소형 OLED에 힘을 실었다. 회사는 충남 아산캠퍼스 내 L8-2라인에서 정보통신(IT)용 OLED를 생산할 계획이다. 올 6월 사업을 종료한 LCD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중소형 패널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중소형 OLED 생산능력(CAPA) 강화를 위해 3조30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금은 경기도 파주사업장 OLED 증설에 사용된다.

◆가전업계, 제품라인업 다양화… 성수기 반등 기대
기업들이 중소형으로 고개를 돌리긴 했지만, 대형시장 완전 포기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97형과 화면의 곡률(휘어진 정도)을 조정할 수 있는 42형 벤더블 올레드 TV 등 신제품 마케팅에 중점을 뒀다.
2020년 세계 최초로 48형 올레드 TV를 선보인 회사는 올해 중형급 TV에서도 프리미엄 화질을 원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해 42형 올레드 TV를 시장에 내놨다. 이에 LG전자는 97형부터 88·83·77·65·55·48·42형에 이르는 업계 최다 올레드 라인업을 갖췄다.
회사의 올레드 TV 강점은 선명한 화질과 다양한 기능이다. LCD TV로는 이미 100형에 가까운 크기 제품이 있지만, OLED 화면이 주는 몰입감은 차원이 다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97형 올레드에 적용된 다이렉트 음성인식, 멀티뷰 기능은 TV의 활용도를 높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대형 쇼핑 시즌 북미시장에서 신제품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앞서 회사가 지난달 한국전자전(KES 2022)에서 공개한 벤더블 게이밍 TV도 국내외 게임 유저들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르별로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에 맞춤형 제품으로 원할 때 자유롭게 화면을 구부렸다 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고사양 PC게임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공개한 2022년형 TV 신제품 21개 모델에는 43인치 제품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네오 QLED TV 라인업 크기를 다양화했다.
여기에 회사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하는 한편 98형 판매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형시장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이 대형 TV 출하량 감소로 이어지자 IT 기기 등 제품라인업 확장에 나선 것”이라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연말 성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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