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순이익, 각각 전년 대비 48.5%, 51.39%↑
코인·주식·펀드 등 제휴 통한 사업 추진 공식화
증권사, 목표가 낮춰… "플랫폼 수익 확인 필요"

카카오뱅크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데다 플랫폼 금융으로서 코인, 주식 등 사업 추진도 공식화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플랫폼으로서의 역량과 신사업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전망을 어둡게 보고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데다 플랫폼 금융으로서 코인, 주식 등 사업 추진도 공식화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플랫폼으로서의 역량과 신사업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전망을 어둡게 보고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하루 만에 17% 급등했다. 실적 발표와 함께 플랫폼 금융으로서 코인, 주식 등 사업 추진도 공식화했다.

정작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플랫폼으로서의 역량과 신사업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잇따라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실제로 증권시장에서 실적 호조에 따른 카카오뱅크 주가 급등 효과는 하루 만에 사라진 모양새다.

3일 한국거래소에서 오후 2시 현재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1.98% 내린 1만9850원에 거래 중이다. 이 회사는 전일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주가가 17.05% 급등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95% 증가한 104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선 건 2017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4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년 전보다 51.39% 증가해 787억원을 기록했다. 

정작 다음날 국내 증권가는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플랫폼 수익 확대 확인이 필요하고, 경쟁사의 증권시장 진입에 따른 주가 하락 위험도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기존 목표주가 5만2000원을 2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돼 원화 대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라며 “규제는 앞으로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여신 성장률 전망을 기존 23%에서 11.6%로 하향했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기자본비용(COE)는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비용 증가에 더해 외형 성장의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 주가에서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히며 카카오뱅크 기존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2만으로 낮췄다.

KB증권도 전날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6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조정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증가하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대출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내년 원화 대출 시장 전망치 하향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며 “플랫폼 및 수수료 손익도 여전히 기대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3분기 비이자 비용이 121억원으로 전분기 적자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며 “주가가 많이 하락했지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향후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 확대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2만5000원으로 유지했지만, 주가 하락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언론 보도를 참고 시 케이뱅크의 상장이 내년 1월로 결정된 분위기”라며 “상장에 따른 펀더멘탈 훼손 효과는 미미하나 주식시장 내 동종집단이 생기는 만큼 수급 분산 등에 따른 주가 하방 리스크는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전날 실적 공시와 함께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플랫폼 금융으로서 다른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것을 약속하며 코인, 주식, 펀드,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코인원 고객에게 실명확인입출금계정 서비스 제공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비트 고객에게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케이뱅크처럼 코인원과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주식 관련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연말 국내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카카오뱅크앱과 연동한다. 또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펀드매매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