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銀, 지난해 1~3분기 순익 11.2조 전년比 18% ↑
신한 361%, 국민 280%, 농협 400% 성과급 지급키로
당국, 대출금리 점검 모니터링… "대출금리 인상 당위성 없어"

주요 은행들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시중은행이 올해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 속에 역대 최대 규모의 수익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이자장사'로 배불린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조정에 개입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61%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성과급 중 300%는 지난해 말 현금으로 지급한 상태다. 잔여분 61%는 우리사주 형태로 지급한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특별격려금으로 직원 1인당 340만원 가량을 별도 지급한다. 사실상 총액은 전년(300%)에 비해 늘어났다. 농협은행은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400%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성과급 지급액을 정하지 않았으나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은행은 지난해 초 각각 기본급의 200%,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시중은행들이 직원들에게 성과급 보따리를 푸는 배경에는 높은 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대응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2.25% 포인트 올렸다. 반면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여신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수신금리는 천천히 올렸다. 예대금리차가 2014년 이후 역대 최고(2.46% 포인트) 벌어졌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3분기 누적순익은 11조220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이자이익도 40조6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20.3%(6조9000억원) 폭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대출금리 점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상 억제에 본격 나섰다. 대출금리 인상 요인이 적은데도 인상 기조를 유지하자 금리 조정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I(은행채 AAA, 5년물, 민평기준) 금리는 지난해 11월 초 5.241%까지 치솟았으나 12월 들어 4%로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6일 기준 금융채I 금리는 4.527%다. 시중은행 정기예금도 지난달 5%를 넘었으나 이날 기준 4.00~4.80% 대를 형성하는 중이다.

반면 이달 3일 기준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25%에서 8.12%로 형성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를 넘어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낮아졌고 수신 금리도 하락하고 있어 대출 금리가 올라간 유인은 없다"며 "현재로선 대출금리를 인상할 당위성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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