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둔 이자이익만 44조9000억원, 5년 만에 58%↑
'약탈적 금융 사회' 우려… "금융당국 관리·감독 필요하다"

금리인상 등으로 고금리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금리인상 등으로 고금리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가계·기업이 이자 부담에 고통받는 가운데 은행권은 역대급 이자 이익을 쌓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총 182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거둔 이자이익만 44조9000억원으로 이는 5년 전인 2017년(28조4000억원)보다 58% 급증한 금액이다.

지난해 총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2.5%로 집계됐다. 이익 중 대부분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은 5년간 수수료 이익으로 총 39조3000억원을 벌어들였다. 덕분에 5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9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8000억원으로 45.8% 증가했다.

지난 5년간 5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61조원에 달한다. 올해도 은행권은 지난해와 비슷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국내은행 올 1∼3분기 이자이익은 4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조900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의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더 빨리 더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 금리차는 2020년 말 2.05%포인트, 지난해 말 2.21%포인트, 9월 말 2.46%p로 지속 증가했다. 최근 예대 금리차(2.46%p)는 2014년 2분기(2.49%) 이후 8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김 의원은 “경기가 좋아도 나빠도 치열한 경쟁 없이 이자 장사로 안정된 수익을 얻고 이를 통해 과도한 배당과 성과급 잔치가 이뤄지는 것은 문제”라며 “‘약탈적 금융 사회’가 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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