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투자비·운용자금 급한데… '자금경색' 장기화
채권시장 한파… '대출·기업어음'으로 자금조달 나서
고금리시대, 기업들 '대출 이자비 폭탄' 우려 높아져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대외환경 악화로 국내 대기업들이 신사업 등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대출,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고금리시대 기업들의 대출 이자를 비롯한 귬융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신사업 추진 절실한데… '돈맥경화' 심화
10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잇따른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분위기 속 기업들의 위기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투자 축소 및 보류, 비용 절감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경제 위기에 현금 확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특히 기업 자금 조달의 한 축인 회사채시장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지방채 디폴트에서 비롯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등급이 AA+로 우량 등급인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한화솔루션(AA-)는 회사채 발행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현재로선 단시간 내 자금 조달 상황이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채권시장의 신용경색이 지속되면서다. 회사채에 대한 관심도 현저히 떨어졌다. 미국과 국내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당장 정부가 자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했지만, 시장에 반응은 차갑다. 기업들은 급한 데로 은행에 문을 두드린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서다. 발행에 상대적으로 용이한 단기자금을 찾거나 대출 문의가 급격히 늘었다.
◆자금조달 '초비상', 기업 대출·CP 급증해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시중 은행의 기업 원화 대출 잔액은 116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13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신사업 투자비 조달 목적과 사업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 ‘SOS’를 쳤다. 이에 대기업 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잔액의 경우 216조5000억원으로 높은 수준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기업어음 발행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의 문을 넓혔고, SK㈜는 지난 10일 3년물과 5년물 기업어음(CP)을 각각 1000억원씩 발행했다. 회사가 만기 1년 이상 장기 CP를 발행한 것은 처음이다.
발행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점은 기업들이 CP를 찾는 이유다. 회사채와 달리 수요예측도 없어 기업 이미지 타격 우려도 없다. 이처럼 기업들이 은행권, CP에 몰리면서 금융비용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 9월 기업들이 손익분기를 고려해 감내할 수 있는 기준 금리 수준을 조사한 결과 2.91%로 나왔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대출 등 이외 방도가 없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재계 관계자는 “자금경색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내년도 운용 자금 확보가 절실한 기업들에선 대출과 CP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등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 기업들이 이자비 폭탄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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