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경찰서, 20대 남성·10대 여성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
성매매 현장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협박… 휴대폰 해킹해 범죄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성매매와 조건 만남을 시도한 남성 400여명이 영상협박으로 갈취당한 금액이 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영상협박으로 금품과 현금을 요구하는 사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 9일에는 20대 남성과 10대 여성을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성매매 현장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협박하거나 조건만남을 유도한 뒤 남성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범행과정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했고 그 가족과 지인 등 연락처를 빼낸 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이들에게 협박을 당하다가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남성을 조사했고 관련 범죄를 인지했다.
경찰이 피해 남성이 돈을 송금한 계좌 2개를 압수수색해 분석한 결과 지난달 1일부터 15일 동안 해당 계좌에 송금한 사람은 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금한 금액은 17억원으로 계좌에 돈을 넣은 남성 대부분이 피해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 간음 사건이어서 성매매 남성들의 협조가 쉽지 않다. 추가로 공범들이 더 있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수법이 정말 악랄하다. 협박받던 피해자 한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수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몸캠피싱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당하는 남성들의 비율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피해자 6952명 중 1843명이 남성이었다. 전년(926명)보다 2배 증가한 수치로 지원을 요구하지 않은 피해자를 합치면 통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