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에 숨어 교사 성희롱… 교원단체, "평가 폐지해야"

교원평가 성희롱 피해 공론화 트위터 계정이 공개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성희롱 피해 사례. 사진=트위터 캡쳐
교원평가 성희롱 피해 공론화 트위터 계정이 공개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성희롱 피해 사례. 사진=트위터 캡쳐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최근 세종시 한 고등학교의 교원능력개발평가에서 학생들이 교사를 노골적으로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원들의 학습·지도 등에 대해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익명으로 객관식·자유 서술식 문항을 통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원단체는 이 평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세종시 한 고등학교 학생 2명이 최근 교원평가 자유서술식 문항에 “XX 크더라 짜면 모유 나오는 부분이냐?”, “그냥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XX” 등을 적어 제출했다.

이들이 적은 문구들은 여교사의 특정부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성희롱하는 내용이었다. 학교와 교육청은 조사의 익명성 때문에 해당 성희롱 발언에 대한 조사나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사노조 측은 “그간 많은 교사가 자유 서술식 문항을 통해 인격 모욕·성희롱을 당해왔다”며 “교육부 의도와 다르게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교사들에게 열패감과 모욕감만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는 가해자를 사이버 명예훼손죄와 형법상 모욕죄로 고발하라”며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조치 없는 무책임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폐지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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