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서 '성남대군'이 보여주는 용기에 존경심 느껴
촬영 전부터 제작진 '역할 맡아줘 기분 좋다'며 신뢰해
처음 맏형 돼 현장서 왕자 역의 아역 배우들 이끌어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드라마 '슈룹'서 흙 속의 진주처럼 성장을 보여준 신예 배우 문상민을 만났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기획 스튜디오드래곤/제작 하우픽쳐스)은 신선한 스토리에 섬세하면서 웅장한 연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문상민은 극중 거침없는 왕자에서 왕세자로 성장하는 ‘성남대군’ 역을 맡아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앞선 인터뷰에서 '성남대군'과 자신의 공통점에 대해 "고민 없이 행동으로 옮긴다"고 말한 그는 "극중 '성남대군'이 거칠고 자유분방하지만 무엇보다 예측하지 못 하는 말과 행동을 많이 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며 반대로 '성남대군의 모습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모습을 소개했다.

"'어디서 저런 용기가 나올까' 종종 생각했어요. 특히 국왕인 아버지 '이호'(최원영)와 토론을 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저는 나랏님에 대한 욕이 무엇인지 물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할 때나. 박경우(김승수) 선생님을 찾으러 갔을 때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에서요. 용기 있는 성남대군의 모습에 존경심이 느껴질 정도였어요.“

배우 문상민.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배우 문상민.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그는 극중 아버지인 국왕 '이호' 역의 배우 최원영에 대해 "극에서 아버지이긴 했지만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와서 긴장감을 풀어주시는 데 정말 유머러스하시다"며 "친해지고 싶은 형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함께 촬영하는 장면마다 격한 감정을 쏟아내야 했던 그는 "선배님께서 직접 연기를 보여주셔서 더 쉽게 와닿았다"며 "다른 작품에서 다시 꼭 뵙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슈룹'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사극의 틀을 깬 여성상, 여성연대, 사회적 소수자 등을 소재로 사용하며 현대 시대상을 극 속에 녹여냈다. 특히 ‘궁궐에서 가장 발이 빠른 중전’이라는 키워드로 원칙은 깨지 않으면서 신중하고, 과감하고, 무엇보다 진취적인 '화령'(김혜수)을 중심으로 여성연대의 사극을 그려냈다.

'화령'이 아내이자 엄마로서 국왕의 변화와 왕자들의 성장을 이끄는 모습은 마지막까지 진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김혜수는 물론 김해숙, 최원영, 김의성 등 대배우들 사이 처음으로 긴 호흡과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문상민이었지만 박바라 작가는 촬영 전부터 그에게 ”역할을 맡아주어 기분이 좋다“ 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보였다.

드라마 '슈룹' 스틸. 사진=tvN 제공
드라마 '슈룹' 스틸. 사진=tvN 제공

"2회가 방영된 후 작가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배인혁 형과 대화를 나눈 뒤 무언가 결심을 하고 세자 경합을 위해 호패를 내러 가는 장면이 있어요. 작가님이 상상하지 못한 연기 호흡과 눈빛을 실현해주어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작가님의 그런 격려를 한차례 듣고 나니 이후 촬영을 더 자신감 있게 이어나갈 수 있었어요.“

‘슈룹’은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의 사랑을 우산의 순우리말인 슈룹에 빗대어 표현했다. 어린 자식이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주던 '화령'이었지만 어느덧 왕세자로 자란 '성남대군'이 우산을 씌워주고 또다시 사랑을 베풀며 끝나는 결말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으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모성애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모성애로 시작해서 모성애로 끝나죠.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의미에서 제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저의 슈룹이 되어주는 존재는 제 어머니신 것 같아요. 저희가 두 살 터울의 형제인데 어릴 때 엄청 말썽꾸러기였어요. 이렇게 올바르고 건강하게 키워내신 것만으로도 어머니가 위대하고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문상민.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배우 문상민.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슈룹'에는 총 12명의 왕자가 출연한다. 5회에서 독살로 사망하여 더는 출연하지 않는 세자 역의 배인혁을 제외하면 왕자 역의 배우 중엔 강찬희와 문상민이 가장 나이 많은 선배였다. 어딜 가나 막내였던 문상민은 처음으로 '맏형‘이 되어 아역 배우들과 함께 간이 리허설도 이끌고,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좋은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왔다.

"제가 서툴렀을 수 있지만 실제로 나이 어린 배우들이 잘 따라와 줬기 때문에 극중 대군들의 케미가 더 돋보인 게 아닌가 싶어요. 배인혁, 강찬희, 김민기 등 동년배 배우들이 훈련도 잘돼 있지만, 가지고 있는 게 많다고 느꼈고요. 연기 합을 맞출 때 순간적으로 제가 갖지 않은 감각적인 능력을 느낄 때가 있어요. 선배님들도 계시지만 또래 배우들과 연기하는 게 큰 자극이 되기도 했고 행복한 경험이라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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