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서 반전 서사 그린 '하인석' 역
이중 스파이 역할, 극중 재미 극대화에 대해 고민
트럭 사고 단 한 번에 촬영 성공 카타르시스 느껴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서 송중기의 운전기사로 극의 최대 반전을 보여준 ‘하인석’ 역의 배우 박지훈을 만났다.

박지훈은 극중 진동기(조한철)의 끄나풀로 그로 인해 진도준(송중기)의 운전기사가 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보고한다. 그의 수족 노릇은 막강한 재벌의 힘 앞에서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대변한다.

“원래는 ‘하인석’이 아닌 ‘신경민’(박진영) 역으로 오디션을 봤습니다. 하인석 역인 줄 전혀 몰랐는데 캐스팅이 됐어요. 감독님께 캐스팅에 대한 배경을 여쭤보니 전작 드라마 ‘괴물’의 연기를 보고 하인석 역을 생각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사진=JTBC 제공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사진=JTBC 제공

‘재벌집 막내아들’은 원작 웹툰에 출연하는 인물 대부분이 그대로 출연하지만 하인석은 원작 웹툰인 ‘김윤석’의 모티브가 된 새로운 인물이다. ‘김윤석’은 ‘윤현우’와 같은 맥락의 인물로 총수 일가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3년 넘게 버텨 8년 만에 총무실장이 되는 인물이다. 사고도 똑같이 일어나고 당하며 인정받는다.

“원작을 보고 최소한의 정보를 가지고 인물 세계관을 구축하려 했어요. 극중 초반에 공개되었지만 하인석이 이중 스파이잖아요. 극중 재미를 극대화하면서 시청자들도 함께 속이기 위해 이를 어느 정도 보여야 할지, 어느 정도 숨겨야 할지 감독님과 상의를 하며 촬영을 준비했습니다.”

극 초반 불합리한 업무지시라 말하는 신경민에게 윤현우는 ‘오너 일가의 지시는 절대 거절하지 않는 것.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경우에 결코 판단 하지 않는 것’ 세 가지를 강조한다. 이것만으로 오너 일가가 ‘머슴’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들의 세계관은 설명된다.

“윤현우처럼 하인석 역시 순양의 직원으로 오너 일가의 태도나 자신이 해야 하는 임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을 테지만 하인석의 충성심이 과하다 보이게끔 행동했습니다. 계기는 10부에 나온 진도준과의 악수에서부터 시작하죠. 오너 일가 중 4-2가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는 충격적이면서 대단한 존경심과 이유 모를 멋짐. 동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사진=JTBC 제공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사진=JTBC 제공

11회에서 트럭 사고로 인해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한 진도준과 진양철(이성민). 그들 대신 목숨을 걸고 사고를 당한 하인석의 모습은 그가 진도준의 편으로 돌아선 의미를 지닌 최고의 반전이자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진도준을 살린 그는 15회에선 진도준과 함께 동석한 상황에서 차가 완벽하게 찌그러진 모습이 나오며 생사가 불명하게 보였다. 이 장면은 실제로 차 사고를 직접 촬영해 위험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기회가 딱 한 번밖에 없었다.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촬영에 임했던 장면이다.

"헬리캠 두 대, 카메라 일곱 대 등 카메라는 모두 동원해 촬영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공들여 딱 한 번 촬영한 게 너무 잘 나오다 보니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방송에 나오진 않는데 차 사고 찰나를 잡기 위해 모두가 헤드뱅잉을 해요. 그때가 재미있는데 사고 날 때 타격감이나 방향이 다르다 보니 누구는 옆으로, 누구는 앞뒤로, 배우마다 헤드뱅잉 방향도 달라져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현장. 사진=다홍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현장. 사진=다홍엔터테인먼트 제공

”제가 차 사고 이후 구급차에 실려 가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굉장히 추운 날이었는데 핫팩과 함께 담요 덮고 있으니 견딜 만하더라고요. 그렇게 눈감고 세 시간을 있었어요. 그러다 진짜 잠이 들어서 깼는데 구급차 안에 있더라고요. (웃음) 그 장면에서도 송중기 선배는 어떤 표정으로 등장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의견을 나눴어요. 감독님께서 가장 좋은 장면으로 편집해주신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