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서 본래 오나라, 유준상과 삼각관계... 제작단계에서 바뀌어 아쉬워
유전적으로 혀 짧아 발음 안 좋지만 나만의 매력으로 승화시키려 노력
올해 데뷔 20년 차 맞이해, 기억에 남는 작품은 '구해줘', '기황후', '환혼'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8일 종영한 드라마 ’환혼‘과 ’환혼: 빛과 그림자‘(연출 박준화/극본 홍정은 홍미란/제작 스튜디오드래곤 TS나린시네마)(이하. ‘환혼’)서 ‘진무’ 역을 맡아 극 전반을 아우르며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한 배우 조재윤.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진무’도 사실 러브라인이 있었다”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평소 의견을 내기보다 대화를 하며 캐릭터를 구축하는 스타일인 조재윤은 이번 작품에서도 제작진과 활발한 소통을 해나갔다. 아쉬운 건 없어진 박진(유준상 분)과 장도주(오나라 분)와의 삼각관계를 이루는 러브라인이다. 제작과정에서 ‘진무에게는 러브라인이 빠지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으로 나와 수정되었다.

“러브라인이 없어지면서 진무는 ’성공만을 바라보는 빌런’ 캐릭터가 되었어요. 그런데 방영분을 보며 너무 아쉬웠어요. 홀로 촬영하거나, 소수의 배우와 촬영하다 보니 ‘진무도 러브라인이 있었다면 좀 더 좋았겠다’ 생각했어요. 너무 쉽게 러브라인을 빼는데 동의한 것에 살짝 후회했습니다.”

드라마 '환혼' 스틸. 사진=tvN 제공
드라마 '환혼' 스틸. 사진=tvN 제공

2001년 영화 ‘화산고’를 통해 영상 작품에 처음 출연한 그는 2003년 영화 ‘영어완전정복’에서 이름 있는 배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그는 이 작품을 ‘데뷔작’으로 꼽는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 그에게 지난 시간 걸어온 길은 절대 쉬운 길이 아니었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그 스스로가 대견하고 장하고 생각한다.

“작년만 해도 ‘환혼’과 영화 ‘한산’, ‘영웅’, 그리고 예능 ‘세컨하우스’, ‘슈퍼푸드의 힘’ 등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이렇게 많은 곳에서 저를 찾아주시는 게 너무 신기하고 뿌듯했죠. 요즘 한 길을 계속 걸어온 보람을 많이 느껴요. 앞으로도 저를 계속 찾으실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겁니다.”

조재윤이 생각하는 배우로서 그의 장점은 어느 장르에 어떤 캐릭터로 넣어놔도 자연스레 스며든다는 것이다. 단점은 발음이 좋지 않다. 유전적으로 짧은 혀 때문이다. 수술도 고려했지만 교정될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만의 발음을 누구나 들어도 어색함 없도록 매력으로 승화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

배우 조재윤. 사진=올빛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재윤. 사진=올빛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로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면 드라마 ‘구해줘’예요. 사람들이 저를 인식하기 시작한 때가 이 작품 때부터인 것 같아요. 심각한 악역이라 그랬겠죠? 저도 그 정도로 심한 악역은 처음이라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주셔서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제가 참여한 작품들 모두 소중하지만 그중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자면 드라마 ’기황후‘, ’구해줘‘, ’환혼‘인 것 같아요.”

지난해 브라운관, 스크린, OTT 등을 통해 종횡무진으로 활동한 조재윤. 그는 '환혼'이 종영했다 하여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 않는다. 계속해서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인 SBS 새 드라마 ‘7인의 탈출’을 촬영하고 있다. 얼마 전엔 주상욱과 강진에서 KBS 예능 프로그램 '세컨하우스' 촬영을 마쳤다.

“올해는 로맨스 장르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따뜻한 가족영화도 좋을 것 같고요. 작년 한 해 동안 많은 작품 촬영을 했는데 따뜻한 캐릭터는 맡아보지 못한 것 같아서요. 이번엔 그런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조재윤으로서도 좀 더 따뜻한 행보를 걸어보고 싶어요. 이를테면 봉사활동 같은 것들이요.”

배우 조재윤. 사진=올빛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재윤. 사진=올빛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동안 ‘환혼’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과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립니다. 많은 분이 욕해주신 건 그만큼 제가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환혼’은 종영했지만 남아있는 영상들은 오랫동안 여러분과 함께할 거니까 기억날 때마다 종종 또 봐주시고, 그때는 ‘진무’도 좋아하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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