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주도로 지난해 7월 영구설치
정의연 "일본 정부 철거 압박 있었다"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와 시민들이 지난해 7월 카셀대 캠퍼스 내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제막식에서 막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seoulwire.com/news/photo/202303/496178_702305_1540.jpg)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독일 카셀 주립대학이 9일(현지시간) 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을 기습 철거했다. 기습 철거 배경에 관한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본 정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카셀대 총학생회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평화의 소녀상이 오늘 새벽 우리가 모르는 사이 대학 측에 의해 철거됐다"면서 "곧 관련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캠퍼스 내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토비아스 슈누어 전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대학 당국이 오전 7~8시께 몰래 철거한 것으로 보이는데, 너무 심하다.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학기까지만 해도여기서 세미나도 하고, 예술작업도 했는데 이 예술작품을 왜 철거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학생, 시민사회와 철거에 항의하는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기습 철거의 배후에는 일본 측의 지속적인 철거 압박이 있었던 정황이 뚜렷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총장 측과 이를 반대하는 총학생회 측이 대치 중이었고 관련 협상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기습 철거에 나서다니 충격적"이라며 "일본 측의 지속적인 철거 압박이 있었던 정황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소녀상 조각가 부부 김운성·김서경 작가에게 소녀상을 기증받아 카셀대 총학생회 측에 소녀상을 영구대여한 재독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내주 카셀대에서 대규모 규탄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카셀대 소녀상 설치 사흘 뒤 프랑크푸르트 일본 총영사가 카셀대 총장을 만나 '소녀상이 반일 감정을 조장해 카셀 지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철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카셀대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소녀상을 가리켜 "코리아협의회의 대여 전시품이 9일 전문가들에 의해 철거됐다"라며 "협의회 측이 이를 가져갈 때까지 주의 깊은 보호 조처하에 창고에 저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