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결례"
이재명 "中없이 저성장 탈출 불가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이 대표는 전날에 이어 오늘(9일)도 중국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어제 공개회동에서 쌍으로 우리 대한민국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싱 대사에 대해 “한중 간의 관계악화 책임을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 을 했고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며 “명백한 내정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다.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에게는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며 “싱 대사의 무례한 발언을 제지하고 항의하기는커녕 도리어 교지를 받들 듯 15분 동안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와 싱 대사와의 회동 장면은 마치 청나라 앞에 굴복했던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라며 비난했다. 

그는 “국민께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냐고 묻고 계신다”며 “부디 부끄러운 중국몽에서 깨어나 무엇이 진정 국익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엄중한 외교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싱 대사와의 회동에 대해 “경색된 한중간 경제 협력을 복원해 대중 교역을 살려내고 다시 경제 활로 찾기 위해 중국 대사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최대 교역국을 배제한 채 저성장 늪을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핵심 전략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적 협력은 확대되고 있다”며 “이 사실을 우리 정부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 대표는 싱 대사의 초청을 받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 대표는 회동에서 대중 무역적자 완화, 한반도 평화 지지와 함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중국의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싱 대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에 협조할 것을 약속하면서도 “한중관계 악화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 “무역적자 확대는 한국의 탈중국화 시도가 원인이다” 등 윤석열 정부의 미국 중심 정책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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