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기술수출 성공… 계약규모 6500억원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 임상1상 개시… 안전성 등 평가
엔데믹으로 원활한 임상시험 가능… 신속한 결과도출 계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주목받은 제약·바이오업계가 엔데믹 선언 이후 시장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른바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면서 매출 감소 등이 예상된 탓이다. 제약·바이오는 끝났다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속도감 있는 임상시험, 대면영업 확대, 건보적용 등의 방식으로 사업성과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이들 기업의 성장전략과 이슈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코로나19 엔데믹에 들어서면서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다. 주가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올랐다. 원활한 임상시험이 가능해지면서 기술수출 성과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계열 내 최고’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류머티즘 질환 등에서 강점 보일 듯”
한올바이오파마는 2017년 미국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의 모회사 로이반트사이언스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바토클리맙과 HL161(이뮤노반트 프로젝트명: IMVT-1402)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HL161을 공동 개발한다.
계약금, 연구비,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해 계약규모는 총 5억250만달러(약 6500억원)다. 계약금 3000만달러와 연구비 2000만달러를 제외한 4억5250만달러가 개발 단계별로 지급받는 마일스톤이다. 상업화 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이뮤노반트는 IMVT-1402를 자가투여가 가능한 FcRn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FcRn은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면역글로불린G(IgG)의 방어수용체를 말한다. 이뮤노반트는 지난달 실적보고에서 IMVT-1402 임상1상을 뉴질랜드에서 개시했다고 밝혔다. 안전성, 내약성, 약물 작용 효과 등을 평가한다.
이뮤노반트는 바토클리맙 임상에서 저밀도지단백(LDL) 증가 부작용 이슈를 겪어, 개발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IMVT-1402 개발을 결정했다.
IMVT-1402 개발과 관련해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IMVT-1402는 바토클리맙과 달리 저밀도지단백 및 알부민 영향이 없다”며 “이에 따른 안전성 이슈를 해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MVT-1402의 면역글로불린G 감소율은 80%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하주사 제형이 가능해 ‘계열 내 최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 동시에 높은 수준의 면역글로불린G 감소가 필요한 류마티스 질환 등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올바이오, 임상 초기 데이터 연내 확보

팬데믹이 끝나면서 원활한 임상시험 진행이 가능한 점도 시장 기대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엔데믹으로 환자모집 등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약리학전문연구기관인 ASCPT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임상시험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사회적거리두기 시행으로 환자등록, 임상진행, 자료분석 등 임상시험을 위한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겪은 유럽의 경우 코로나19 외 질환 관련 임상시험 착수 건수가 2019년 평균치까지 회복하는데 미국 등 지역보다 오래 걸렸다.
엔데믹으로 순조로운 임상시험 실시가 가능해진 만큼 한올바이오파마는 빠른 임상데이터 확보에 자신감을 드러낸다. 단회 투여와 반복 투여 임상 초기 데이터를 올해 모두 내놓을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IMVT-1402는 동물실험에서 바토클리맙과 비슷한 수준의 병원성 항체 감소효과를 보이면서도 콜레스테롤 및 알부민 수치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계열 내 최고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회 투여 임상에 대한 초기 데이터는 올 3분기, 반복 투여 임상에 대한 초기 데이터는 올 4분기 도출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