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입찰에서 최대물량 계약 성공
자체개발 코로나 백신 해외 승인 잇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동 L HOUSE 백신 센터.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동 L HOUSE 백신 센터.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매출이 고꾸라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사업에 청신호가 들어오면서 매출 회복 기대감을 높인다.

◆23~24절기 독감백신 전체 물량의 21.6% 확보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일 조달청과 2023~2024절기 독감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57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4567억원의 5.64%에 해당한다. 수요기관은 질병관리청이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2023~2024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지원 사업’에 총 1121만 도즈(1인 접종량) 구매를 결정하고 입찰을 진행했다. 이번 입찰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대물량 계약에 성공했다.

시장은 백신명가 GC녹십자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가장 낮은 단가를 제시한 일양약품 등에 상당 물량을 내주며 4위에 머물렀다. GC녹십자가 이번에 확보한 물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조달청과 계약에 성공한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급 물량은 전체 물량의 21.6%로 가장 많다. 이어 ▲사노피 17.8% ▲한국백신 15.6% ▲GC녹십자 15.5% ▲일양약품 15.2% ▲보령바이오파마 14.3% 등 순이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면서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화려한 복귀다. 

◆머크(MSD)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생산 계약

자체개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7일 영국 의약품 규제당국으로부터 스카이코비원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7월 말 품목허가 신청 후 10개월 만이다.

영국 품목명은 ‘스카이코비온’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즈 지역에서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기초 접종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19일에는 스카이코비원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 등재에 성공했다. 이 목록에 등재되면 국제 백신 공급망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중·저소득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과 유통이 가능한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됐다. 중·저소득 국가에선 초저온 설비를 갖추지 못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30% 수준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스카이코비원 글로벌 공급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백신 사업 관련 호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온다. 지난달 8일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신규 생산 계약을 맺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25%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같은 사업성과로 시장 기대감도 높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일반 백신 CDMO 신규 계약 확보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백신 생산공장인 L House 증설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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