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리튬 최대 매장량 '남미 삼각지대'
국유화·전략 자원화로 채굴인허가 어려워
남미와 스킨십 넓히는 외교노력도 필요해

포스코그룹이 아르헨티나 살타 주 해발 4000m 고지대에 위치한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이 아르헨티나 살타 주 해발 4000m 고지대에 위치한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글로벌 배터리업체들이 리튬 채굴권을 따내기 위해 남미로 모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남미 리튬 체굴업체 또는 염호 소유업체와 협약해 간접적으로 남미산 리튬을 확보하고 있지만 직접 채굴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 삼각지대'는 리튬의 보고… 진입장벽은 높아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국경이 맞닿은 곳은 ‘남미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거대 리튬 산지다. 2021년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남미 삼각지대에 전 세계 리튬의 58%가 매장돼있다.

리튬은 배터리의 필수 원료로 전기차 시대로 급변하는 현재 ‘하얀석유’라고 불릴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광산 개발 속도가 전기차 수요보다 느려 가격도 급상승했다. 최근 2년 사이 10배 이상 폭등했을 정도다.

세계적인 리튬 수요에 남미 삼각지대는 글로벌 배터리업체들의 ‘격전지’가 됐다.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아르헨티나다. 인허가가 볼리비아나 칠레에 비해 복잡하지 않은 등 사업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의 경우 국가 정체성 및 리튬 국유화가 이뤄져 진입장벽이 높다. 중국 CATL도 볼리비아 에너지부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약 2조원을 투자해 리튬 채굴권을 따냈다. 여기엔 공장을 포함해 도로, 전력 공급 등 국가 기반시설 건설 조건이 포함됐다. 배경엔 볼리비아가 친중성격의 국가라는 점이 작용했다.

칠레 또한 지난 4월 리튬을 국유화를 선언해 국영기업 SQM이 독식하는 형태로 가고 있어 글로벌 배터리업체가 직접 진출하는 방식이 매우 힘들어졌다. 인허가가 불가하거나 난이도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남미 리튬 확보하려면 능숙한 외교가 필요 

한국 배터리기업들도 리튬의 공급망 확보·다양화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볼리비아나 칠레와는 더 적극적인 외교적 스킨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아르헨티나 북서부의 살타 주 리튬 광산 프로젝트에 40억달러(약 5조1000억원)를 투자해서 인허가를 받았다. 이 계약으로 인해 안정적인 리튬 원료 공급처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칠레나 볼리비아에 채굴 직진출은 하지 못했고 칠레의 국영기업 SQM을 통해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남미 삼각지대 진출에 더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남미의 정치 상황이나 해당 국가의 정부 성향을 파악해 정부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남미 삼각지대는 전 세계가 주시하는 리튬의 보고”라며 “남미의 리튬 전략자원화 흐름에 민간기업이 채굴권 인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엄청난 이권이 걸린 볼리비아 리튬 채굴권 확보에 성공한 배경엔 국가의 외교적 노력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도 남미에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통해 민간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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