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하는 한국사회, 미혼 남성 47%
기피사유엔 경제적·주거문제·자아실현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돼간다. 사진=서울와이어DB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돼간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우리나라 25~49세 남성의 절반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결혼을 안하는게 ‘뉴노멀’이 됐다. 미혼 남성들은 경제적·주거문제·자아실현 등으로 결혼을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49세 남성 47%가 미혼, 혼인건수도 급락

통계청이 '인구의 날'인 11일 기존 통계를 토대로 작성한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 자료에 따르면이 2020년 기준 25~49세 인구 중 혼인 경험이 있는 남자는 52.9%, 여자는 67.1%로 집계됐다. 25~49세 남성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미혼이다.

혼인건수도 급락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천건으로, 1970년(29만5천건)보다 10만3천건 감소했다.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1970년 9.2건에서 지난해 3.7건으로 줄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7세, 여자가 31.3세로 나타났다. 

독신 남성·여성의 비율도 빠르게 증가했다. 25∼49세 남성 중 미혼인 사람의 비율은 2010년 35.3%에서 2015년 40.2%, 2020년 47.1%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통계 전문가는 “한국 남성의 결혼 기피현상과 독신비율 증가는 숫자로 확연히 드러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자연스레 출산율도 줄어들고 인구 축소의 길을 가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성들 결혼 기피는 경제적 문제와 자아실현 

남성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병폐도 한몫한다. 애초에 결혼의 경제적 진입 장벽이 높다. 

쉽게 말해 ‘나 하나 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특히 고용불안과 수입부족을 겪고있는 30대라면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경제적인 문제는 곧 집 문제와 연결된다. ‘작게 시작하자’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천정부지로 솟은 집값 앞에서 남성들은 결혼에 소극적이 된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해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베이비붐 세대와는 다르게 가정을 이루고 지키는 책임보다, 취미나 특기 같은 것에 몰두 하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건설사에서 일하는 한 30대초반 청년은 “결혼을 한 뒤 뒤따라올 희생과 책임이 두렵다”며 “내가 번 돈을 내가 좋아하는 곳에 즐겁게 쓰는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두아이의 가장이자 중소기업에 재직중인 30대 A씨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도 개인주의가 강해졌고 30대 들어 자아실현에 중점을 두고 사는 주변인이 많다“며 “가정을 꾸린다 해도 몇몇 대기업이 아닌 한 아이를 믿고 맡길곳이 없어 맞벌이가 쉽지 않은 구조이고 외벌이의 경우 저축조차 힘들 정도로 빠듯한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