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 114배 농지 침수피해
적상추, 시금치 도매가 200% 폭등
정부, 물가 안정 대응책 마련 나서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연일 내린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돼 세계 곡물 가격 인상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내린 비로 전날 오전 6시 기준 농작물 3만3005헥타르(㏊)가 침수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인 114배에 달한다. 또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농업시설 52.0㏊가 파손됐고 농경지 유실·매몰도 450.7㏊에 달했다. 가축도 79만7000마리가 폐사했다.

이번 역대급 폭우로 농산물 공급량이 줄자 적상추, 시금치, 오이 등 채소가격이 줄줄이 폭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적상추 도매가격은 4㎏에 6만580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19.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금치 도매가격은 4㎏에 5만980원으로 전달보다 192.9% 뛰었다. 애호박, 오이, 깻잎 등의 가격도 2~3배 올랐다.

닭고기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닭고기 도매가격은 지난달 ㎏당 3954원으로 지난해보다 13.7% 올랐다. 최근 집중호우로 육계가 폐사한 데다 여름철 닭고기 수요 증가와 맞물려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 소식이 전해지며 밀 등 세계 곡물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전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밀 선물 가격은 3.0%, 옥수수 가격은 1.4% 올랐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데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길이 막히면 밀, 옥수수 가격이 오르고 이는 빵, 면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 원유 가격 인상이 예정돼 우유가 들어간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각종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집중호우로 가격이 급상승한 양파, 상추, 시금치, 깻잎, 닭고기 등을 이날부터 할인 지원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상추·시금치 등 시설채소와 닭고기 등 가격이 불안한 품목에 대해 신속한 재파종 지원 및 조기 출하 유도,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밥상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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