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회천, 154개 기둥 전체에 필요한 보강 철근 없어
음성금석, 다른 층 도면으로 배근… 전체 80% 철근 누락
남양주 별내, 무량판 기둥 302개 중 126개에서 철근 빠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등 지하 주차장 기둥에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15개 단지 명단이 공개됐다. 

정부는 지난 31일 LH 공공주택 안전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과 해당 아파트 설계·시공·감리사를 공개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 양주회천의 LH 단지는 보강철근이 있어야 할 154개 기둥 전체에 해당 철근이 없었다.

이번에 발표된 점검 결과에 따르면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음성 금석, 공주 월송 등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쳤다. 수서 역세권, 수원 당수, 오산 세교2,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 등 4곳은 입주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공사 중인 파주 운정3, 양산 사송, 양주 회천, 광주 선운2, 양산 사송, 인천 가정2 등 6곳도 명단에 들어갔다.

이들 단지의 시공사 명단에는 DL건설, 대보건설, 동문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한신공영 등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양주회천 A15 지구는 구조 계산 자체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강 철근이 필요한 기둥 154곳 모두 해당 철근이 설치되지 않았다. 설계는 범도시·유앤피, 시공은 한신공영, 감리는 다인그룹·에스아이가 각각 맡았다.  

무량판 구조는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보강 철근이 필요한 기둥과 각 기둥에 철근을 몇 개 설치해야 하는지 ‘구조계산’을 정교하게 해야 하는데 이를 빼먹은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입주를 완료한 음성금석 A2 지구는 무량판 전체 기둥 123개 가운데 80%가 넘는 101개에서 철근이 누락됐다. 다른 층 도면으로 배근한 시공 오류다.

지난해 2월 준공 후 입주를 마친 남양주 별내동 A25 지구는 지하주차장 전체 무량판 기둥 302개 중 3분의 1인 126개에서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환기업·일신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대성·목양종합건축사무소가 감리까지 했다.

정부 발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입주민 글이 올라오고 있다. 보강 철근 누락 단지의 한 입주민은 “국토부 발표 이후 주변에서 계속 연락이 온다.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임대 아파트 입주 예정자 커뮤니티에는 청약에 당첨돼 입주를 기다리던 입주 예정자들의 문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입주 예정자는 “어렵게 당첨됐다고 좋아했는데 철근 빠진 아파트에 살기는 힘들 것 같다. 입주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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