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지난해 세계 3위 자동차시장으로 부상
전기차 점유율도 상승세… 놓칠수 없는 시장
공장 증설·공격적 투자로 연간 100만대 목표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인도 현지 노조의 반발로 막판 진통을 겪었던 현대자동차의 제너럴모터스(GM) 탈레가온 공장 합병이 극적으로 합의되며 인수를 확정지었다. 현대차는 연내에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 하고 인도에 연간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해 세계 3위를 달리는 인도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한다.
◆탈레가온 공장 인수 계약 마무리 '전략 거점' 확보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도 하리야나주 구루그람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GM이 소유한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1996년 인도시장에 진출한 현대차가 외국 완성차 업체의 생산 설비를 인수한 첫 사례로 연내에 인도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면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의 대지와 설비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취득하게 된다.
자동차시장에서는 이번 현대차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에 대해 인도시장을 파고들 ‘회심의 카드’라고 해석한다. 중국을 넘어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부상한 인도에서 지난해만 476만대의 신차가 팔렸다.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생산량을 늘려 빠르게 성장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택이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시장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34만6711대를 판매해 14.6%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본격화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에는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탈레가온 공장은 연간 약 13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한 뒤 단계적으로 설비 개선을 통해 생산능력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라인 개선을 통해 인도 첸나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75만대에서 82만대로 올린 만큼 이번 인수와 추가 확대 계획을 고려하면 기존 공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 인도 정부와 발맞춤
현대차는 이번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통해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전기차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약 4만8000대로 2021년 대비 3배 이상 커졌다.
전기차 부문을 키우겠다는 인도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신차 판매량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전동화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는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량 증대가 꼭 필요했던 상황이다.
2030년에는 인도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시작되는 시점에 이번 공장 인수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
탈레가온 공장을 통해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능력이 추가로 확보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부사장은 탈레가온 공장 인수 계약에 서명한 뒤 “올해는 현대차의 27년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