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싼타페가 박스형 차체의 각지고 강인한 인상으로 현대차의 새로운 SUV 디자인을 제시한다. 사진=현대차제공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차량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다. 사진=현대차제공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 '디 올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배터리 내재화'를 본격화 한다고 16일 밝혔다.

자동차 시장에서 배터리의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가운데 지난 3년여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유례없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을 겪은 바 있어 당시를 반면교사 삼아 핵심 부품 역량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출시 예정인 5세대 싼타페 1.6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에 한국이나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납품을 받지 않고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내재화에 나서는 이유는 배터리가 친환경차 가격의 35%에 달하는 만큼 공급을 전적으로 외부 업체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의 청사진은 반도체 회사가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하는 것처럼 설계는 현대차그룹이, 생산은 배터리 회사가 맡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통해 밸류체인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해 1월 ‘배터리개발센터’를 출범했다. 기존 배터리 개발 관련 모든 부서를 통합한 조직으로 배터리의 셀 단위 설계부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배터리 안정성 등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진행한다.

현대차는 이곳에 향후 10년에 걸쳐 9조50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2030년 전후로 이뤄질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의 양산성 검증을 위해 내년엔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세울 예정이다.

외부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회사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난달부터는 서울대학교 내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개관하고 국내 배터리 전문가 그룹과 본격적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 및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생산 방식이 재편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이미 배터리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BYD처럼 안정적 배터리 공급을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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