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거짓 구인글로 유인
지난 1월, 온라인에 “‘실제 찾아가면 룸살롱 권유’ 조심하라”
해당 사이트에 관련 사실 알렸으나 아무 조취도 취하지 않아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거짓 글로 10대 재수생을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 송치된 가운데, 몇 달 전 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X(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지난 1월21일 “공익을 위해 작성한다. 부산 서면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알바 사이트에 올라온 이력서를 보고, 여자들한테 ‘스터디카페 알바 면접 보러 오라’고 한 뒤 실제로 찾아가면 ‘내가 운영하는 룸살롱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한다고 한다. 조심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업체명이 드러난 글은 사실 적시로 고소당할 수도 있다고 해서 지웠다. 다들 주의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고 적었다.
약 8개월 후인 지난 6일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구인글을 보고 면접을 갔던 10대 재수생이 성폭행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A씨는 지난 8일 “좋지 않은 소식으로 트윗을 더 쓰게 될 줄 몰랐다”며 지난 1월 자신이 올렸던 글에 언급했던 업체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과 같은 곳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친구가 겪었던 일과 관련해 모두가 안전하길 바라며 (1월에) 글을 썼었다”며 친구 B씨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갈무리해 올렸다.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A씨가 B씨에게 뉴스 링크를 보내며 “이거 서면인데 저번에 너 갔던 데 아니냐. 저기도 스터디카페 면접이라고 하고 멀티방이었다고 하더라. 영상에 모자이크가 돼 있긴 한데 너 갔던 데 위치랑 비슷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친구 B씨는 영상을 본 후 “어떡해. 저기 맞아. 내가 갔던 곳”이라고 답하며 놀랐다.
이어 B씨는 “뉴스에 나온 화면에 멀티방 적힌 거랑 입구도 똑같다. 안에 들어가면 옛날 노래방 문같이 감금할 수 있는 큰 철창이 있었고, 들어가니 덩치 큰 남자 2명이 나 면접 봤다. 나 너무 무섭다. 그때 손에 1만원 쥐여주면서 입막음하듯이 보내줬었다. 나는 (룸살롱 일) 할 생각 없다고 스터디카페인 줄 알고 왔는데 아니어서 안 한다고 죄송하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당시) 알바 사이트 쪽에 ‘스터디카페 구인 공고 보고 면접에 가니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자고 권유했다. 업장 계정에 조치를 취할 수 없냐’고 문의를 넣었지만 (사이트 측이) 조치하지 않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게 참담하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의자인 30대 남성 C씨는 지난 6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성매매 알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C씨는 지난 4월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거짓글을 올렸고, 이를 보고 찾아온 피해자 D씨(19)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부산진구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C씨를 만나 “더 좋은 일자리가 있다”며 변종 성매매 업소 아르바이트를 권유한 후 D씨를 해당 업소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충격에 빠진 D씨는 사건 발생 20여 일 만에 극단 선택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