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거짓 구인글로 유인
지난 1월, 온라인에 “‘실제 찾아가면 룸살롱 권유’ 조심하라”
해당 사이트에 관련 사실 알렸으나 아무 조취도 취하지 않아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거짓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이를 보고 찾아온 10대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거짓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이를 보고 찾아온 10대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거짓 글로 10대 재수생을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 송치된 가운데, 몇 달 전 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X(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지난 1월21일 “공익을 위해 작성한다. 부산 서면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알바 사이트에 올라온 이력서를 보고, 여자들한테 ‘스터디카페 알바 면접 보러 오라’고 한 뒤 실제로 찾아가면 ‘내가 운영하는 룸살롱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한다고 한다. 조심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업체명이 드러난 글은 사실 적시로 고소당할 수도 있다고 해서 지웠다. 다들 주의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고 적었다.

약 8개월 후인 지난 6일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구인글을 보고 면접을 갔던 10대 재수생이 성폭행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A씨는 지난 8일 “좋지 않은 소식으로 트윗을 더 쓰게 될 줄 몰랐다”며 지난 1월 자신이 올렸던 글에 언급했던 업체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과 같은 곳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친구가 겪었던 일과 관련해 모두가 안전하길 바라며 (1월에) 글을 썼었다”며 친구 B씨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갈무리해 올렸다.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A씨가 B씨에게 뉴스 링크를 보내며 “이거 서면인데 저번에 너 갔던 데 아니냐. 저기도 스터디카페 면접이라고 하고 멀티방이었다고 하더라. 영상에 모자이크가 돼 있긴 한데 너 갔던 데 위치랑 비슷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친구 B씨는 영상을 본 후 “어떡해. 저기 맞아. 내가 갔던 곳”이라고 답하며 놀랐다.

이어 B씨는 “뉴스에 나온 화면에 멀티방 적힌 거랑 입구도 똑같다. 안에 들어가면 옛날 노래방 문같이 감금할 수 있는 큰 철창이 있었고, 들어가니 덩치 큰 남자 2명이 나 면접 봤다. 나 너무 무섭다. 그때 손에 1만원 쥐여주면서 입막음하듯이 보내줬었다. 나는 (룸살롱 일) 할 생각 없다고 스터디카페인 줄 알고 왔는데 아니어서 안 한다고 죄송하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당시) 알바 사이트 쪽에 ‘스터디카페 구인 공고 보고 면접에 가니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자고 권유했다. 업장 계정에 조치를 취할 수 없냐’고 문의를 넣었지만 (사이트 측이) 조치하지 않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게 참담하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의자인 30대 남성 C씨는 지난 6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성매매 알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C씨는 지난 4월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거짓글을 올렸고, 이를 보고 찾아온 피해자 D씨(19)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부산진구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C씨를 만나 “더 좋은 일자리가 있다”며 변종 성매매 업소 아르바이트를 권유한 후 D씨를 해당 업소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충격에 빠진 D씨는 사건 발생 20여 일 만에 극단 선택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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