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고용 세습' 거부… 노조, 내일부터 파업 돌입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기아 노조가 올해 임금 단체 협상의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오는 1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전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오는 12~13일,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필수근무자와 법정근무자, 감시단시단속적 근무자 외 생산특근도 전면 거부한다.

노조는 사측의 불성실함과 만행에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의 요구안을 무시한 채 현대차와 똑같은 제시안과 개악안을 끝까지 고집해 그룹 사내 서열화를 고착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기아 임단협 쟁점은 단협 27조 1항 삭제 여부다. 해당 조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으로 이른바 ‘고용 세습’ 조항으로 불린다.

사측은 이 조항을 개정하는 대신 올해 말까지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진행해 직원들의 노동강도를 줄여주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정년 연장 즉각 실시 ▲미래 고용확보를 위한 신사업 방안 제시 ▲역대 최대 실적에 걸맞은 복지제도 확대 ▲수당 현실화 ▲주 4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매년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임금교섭 요구안을 확정해 사측에 요구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측은 언제나 수용 불가 방침을 내세웠고, 마지막에는 현대차의 교섭 결과와 똑같은 내용으로 교섭을 마무리했다”며 “노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자주적인 교섭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