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부각돼 국제유가 하락세
항공권 저렴해져 수요 증가 기대… '긍정적 신호'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항공사들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항공사들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항공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69.38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94달러(4.1%) 하락하며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 7월3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9달러(3.8%) 내린 배럴당 74.3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발표한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미국 에너지업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원유 수요 감소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은 항공사에게 희소식이다.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어 영업이익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분에 따라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해 저유가 시대에는 항공권료가 저렴해진다. 항공료가 내려갈 경우 장거리 여행객이 늘며 매출이 증가한다.

저유가 시대엔 단거리 여행지로 향하려던 여행객이 장거리 여행을 택하며 구주·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대형항공사(FSC) 실적 상승세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때마침 겨울 휴가 시즌과 맞물려 여행 성수기에 진입하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국제유가가 내림세로 접어들면서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를 낮추는 추세다. 대한항공은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최소 2만5200원, 최대 19만4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달 3만800원∼22만6800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3만6000원 정도 낮아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최소 2만6700원, 최대 15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 항공사가 유류할증료를 내린 것은 올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하락은 항공사들에게 희소식이다.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도 만족할 만한 가격이 책정돼 고민거리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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