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박동인 기자] 택시에 탑승한 취객이 자신이 납치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택시기사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택시기사 A씨가 취객으로부터 폭행당하는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 A씨는 서울 영등포역에서 승객 B씨를 태웠다. 승객 B씨는 A씨에게 “선생님 수원도 가세요?”라고 물었고 A씨는 “예, 수원 차예요”라고 답했다. 뒷자석에 탑승한 B씨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자 “살짝 술 드셨어도 수원 차 잘 찾으셨네”라고 말한 뒤 출발했다.
택시가 출발한 지 약 20분이 지나자 B씨는 아버지에게 전화 걸어 “30분 안에 도착 못하면 실종신고 해달라”며 “택시를 탔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통화 내용을 들은 A씨가 B씨의 아버지에게 “아버님, 손님 영등포역에서 탔어요”라며 상황을 설명했으나 B씨는 ‘30분 뒤 실종신고 해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후 B씨는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내려달라 요구했고 A씨가 이를 거부하자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B씨는 경찰에 전화해 “지금 납치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에게 “손님이 많이 취하셨다”고 말했다.
전화를 끊은 B씨는 급기야 A씨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폭행당한 A씨는 고속도로 갓길에 가까스로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B씨는 비틀거리며 도로 한가운데로 걸어갔고 A씨는 B씨를 만류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이가 흔들리고 입술이 터졌으며 목도 잘 안 돌아간다”며 “치과와 신경외과에서 전치 3주를 진단받았고 정신과 소견까지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