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258조·영업익 6.5조, 전년비 15%, 85%↓
DS부문 고전, 지난해 3분까지 누적 ‘12조’ 영업손실
글로벌 반도체 시황 회복세, 올해 반등 기대감 고조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올해부터는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258조1600억원, 6조5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58%, 84.92% 감소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앞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지난해 실적 평균 전망치는 매출 261조5436억원, 영업이익 7조4886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컨센서스를 밑도는 성적을 받은 이유는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부진 탓이다. 전 세계 경기침체 분위기 속 주요 제품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재고 조정 영향을 받았다.
DS부문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약 12조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파운드리도 라인 가동률 저하 등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됐으며,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6조319억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관련 업계에선 DS부문 적자 축소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올린 매출은 67조원,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이 0.59%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5.23%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개선에 따른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지난해는 반도체 불황으로 고전했지만, 올해부터는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시황이 바닥을 찍고 살아나는 등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꾸준한 감산 전략도 효과를 보고 있다.
시장 내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며, 이는 재고 소진으로 이어져 삼성전자의 적자폭은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들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모바일 D램 가격은 올 1분기 18~23%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그간 지속됐던 불황을 뚫고 올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 반등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중심 반도체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시황도 저점을 찍고 회복세로 접어든 모습으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