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한때 123만원 넘어 국내 최고가 기록…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영향
6월 밀양 신공장 준공 시 하반기도 실적 경신 기대…증권가 일제히 목표주가 높여
‘불닭볶음면’ 미국 등 세계 전역 열풍 속 김정수 회장 후속 제품 개발 숙제 떠안아

삼양식품이 마침내 ‘황제주’에 등극하면서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황금 날개를 달았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마침내 ‘황제주’에 등극하면서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황금 날개를 달았다. 사진=삼양식품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삼양식품이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의 황금빛 날갯짓에 힘입어 마침내 ‘황제주’에 등극했다.

삼양식품은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데 힘입어 16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118만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명실상부한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자리에 올랐다.

이날 삼양식품 주가는 한때 123만5000원까지 뛰어 국내 증시에서 단순 주가 기준으로 종전 최고가 기록인 삼성바이오로직스(120만9000원)을 뛰어넘으며 새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5290억원, 영업이익은 67% 급증한 134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30% 가까이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 같은 실적 고공행진의 배경은 두말할 필요 없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불닭볶음면’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총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은 4240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지난해 2분기 3000억원을 넘은 지 3개 분기 만에 또다시 4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62%, 중국이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앞다퉈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을 1458억원으로 예측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이어질 것이다.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목표가를 종전 12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상향했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목표주가를 121만~145만원으로 높였다.

이들이 목표주가를 상향한 것은 삼양식품이 6월 말 밀양 2공장 준공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신공장이 가동되면 3분기부터 미국 등 전략 국가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공장이 완전 가동될 경우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약 40% 확대되고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고단가 제품 중심의 생산이 이뤄져 매출기준 60% 이상의 기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 생산 시설이 없는 삼양식품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하긴 하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발표로 일단 한숨을 돌린 데다 관세 정책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상호관세 부과 유예로 단기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하반기 환율 하락 우려는 미국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이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높은 매출총이익률, 낮은 가격 민감도, 강한 브랜드 파워,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관세 여파가 삼양식품 실적 개선 흐름을 훼손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삼양식품이 2012년부터 선보인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시리즈. 사진=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이 2012년부터 선보인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시리즈. 사진=삼양식품 제공

황제 자리에 오른 삼양식품은 이제 불닭면의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이 제품의 뒤를 이을 후속 히트상품 개발을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실제로 제품 개발에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뛰어들어 ‘불닭볶음면의 엄마’로 불리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글로벌 불닭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코첼라를 직접 방문해 현장에 마련된 불닭 부스를 둘러보며 현장을 점검하고 한국의 매운 맛을 널리 알렸다. 코첼라는 ‘코첼라 밸리 뮤직&아츠 페스티벌’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엠파이어 플로클럽에서 열렸는데 K팝을 비롯한 글로벌 뮤직 아티스트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이어 김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해외 사업 확장, 관세 이슈 등으로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자 김 부회장이 사업적인 부분에 주력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밀양 2공장 완공, 해외 사업 확장, 관세 문제 등 중요한 이슈가 많은 시기인 만큼 김 부회장은 사업 부분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수출국 다변화, 생산 효율성 제고를 통한 원가절감 등에 집중해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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