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 매각으로 효율화 이뤄 비용 절감
수출 기지로 삼는 등 경영 전략 효과 '톡톡'
판매량은 줄어... 중국 현지화 모델 필요

현대차(베이징현대)의 올 1분기 중국 실적이 1년만에 1000억원 이상 회복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베이징현대)의 올 1분기 중국 실적이 1년만에 1000억원 이상 회복했다. 사진=현대차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현대차가 중국에서 긴 부진을 딛고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공장을 매각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중국을 수출 기지화 하는 등 전략적 경영 방침을 통해 사업을 정상화 시키고 있다.

다만 판매량 자체는 다소 감소해 올 하반기 출시할 중국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 등 현지 맞춤형 차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20일 현대차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에서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총포괄손실) 규모를 1000억원 이상 줄였다. 

지난해 1분기 1460억원을 기록했던 손실 규모는 올 1분기 400억원대로 떨어져,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2분기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업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현대차 중국법인이 부진의 터널에 들어선지는 8년 가까이 됐다. 현대차는 2016년 현지에서 110만대를 팔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듯 했다.

하지만 2017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 논란’ 이후 중국 정부가 주도한 한한령의 직격타를 맞아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했다. 

이후 판매가 회복되지 않아 지난해에는 17만대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지난해 충칭공장도 3000억원에 팔아치웠다. 

그러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나아지는 모양새다. 효율에 방점을 둔 경영 전략이 중국 사업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현대차는 공장 매각으로 가동 비용을 대폭 줄이는데 성공했다. 현재 운영중인 창저우 공장도 매각을 추진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 생산분에 대한 수출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현대의 올 1분기 수출량은 1만4999대로 집계됐는데 전년 동기(608대) 보다 20배 넘게 급증했다. 중국 공장을 수출 기지로 변환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중국 전용 전기차 모델 '일렉시오'. 사진=현대차 
현대차의 중국 전용 전기차 모델 '일렉시오'. 사진=현대차 

다만 1분기 현지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4만7000대) 대비 38% 가량 감소한 약 2만9000대에 그쳐 내수 시장에 공을 들일 필요성도 커진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중국 현지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 출시를 준비하며 게임체인저로서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러 ‘아이오닉 5’의 중국 버전 격 모델이다. 

이 모델은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 차량 인포테인먼트 전문 기업 보타이와 협력해 현지 수요에 발맞춘 디자인과 상품성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중국인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결과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6종의 중국 전용 신차를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베이징차는 베이징현대에 올 초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올해 중국 사업을 ‘사업담당’에서 ‘권역본부’로 격상시키며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4월 2018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모터쇼를 방문하며 의지를 보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양대 축인 기아도 중국 사업이 호조를 보인다. 지난해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 1분기 5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아도 현대차와 비슷하게 중국을 생산 기지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물량을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 신흥 지역으로 적극 수출한 점이 실적을 견인했다. 

중국 내수용으로 생산하던 소형 세단 ‘페가스’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넷’ 등을 호주와 뉴질랜드, 태국 등으로 수출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성적이 개선되며 사업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중국사업담당을 권역본부로 전환한 것은 현지 책임경영 강화와 시장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