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코나EV 생산 또 중단… 전기차 캐즘에 발목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와 코나EV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생산 중단됐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수출이 감소하자 재고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이오닉 5와 코나EV 생산을 맡은 울산 1공장 2라인을 오는 27~30일 휴업한다.

지난 2월과 4월에도 휴업한 바 있어 판매 부진을 좀처럼 타개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캐즘을 타개하기 위해 이달 초 아이오닉 5를 최대 600만원 할인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으나 재고 소진에는 역부족이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여파로 수출 실적도 악화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올해 들어 4월까지 9663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2만7476대) 대비 64.9% 감소한 성적이다. 코나EV도 같은 기간 5916대에서 올해 3428대로 42.1% 급감했다. 

현대차는 지난번 생산 중단 상황과 마찬가지로 공장을 ‘공피치(빈 컨베이어벨트 운영)’ 상태로 운영했으나 이마저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생산 중단이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관세로 인한 미국 내 생산량 증가와 그에 반비례한 국내 생산량 감소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에 건설한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을 점진적으로 늘리며 전기차를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날 노동조합에 보낸 협조문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이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오더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물량 확보를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