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폭염에 올해 사상 첫 수출 1억달러 돌파 전망
롯데웰푸드, 세계인구 1위 인도 시장 '돼지바' 안착
빙그레, '메로나' 앞세워 미국 이어 유럽 본격 공략

빙그레 ‘식물성 메로나’ 3종. 사진=빙그레 제공
빙그레 ‘식물성 메로나’ 3종. 사진=빙그레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국내 아이스크림이 전 세계염 확산세를 타고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사상 첫 수출 1억달러 돌파가 확실시되며 글로벌 빙과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4361만달러(약 600억원)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수출은 1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수출액(9841만달러)을 30%이상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빙과 수출액은 2020년 6067만 달러, 2021년 7242만 달러, 2022년 7760만 달러, 2023년 9310만달러로 해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수출량으로 따지면 75g 기준 약 3억8000만개에 달한다. 

국내 빙과업계 양강인 빙그레와 롯데웰푸드는 저출산 등으로 소비층이 얇아진 내수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일찌감치 신사업 진출, 해외시장 공략 등 사업 확장을 준비해 왔다. 

국내 빙과 시장은 2015년 2조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출산율 저하와 건강 트렌드 확산으로 연평균 6% 이상 감소 추세에 있다. 반면 세계 아이스크림 시장은 지난해 1034억달러 규모에서 2032년까지 약 13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며 필리핀·캐나다·중국·베트남·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베트남·러시아에서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수출을 이끄는 대표 주자는 빙그레다. 지난해 한국산 아이스크림 3억8000만개 중 절반 가까운 1억8000만개가 빙그레의 ‘메로나’였으며 단일 브랜드 기준 국내 전체 아이스크림 수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메로나는 미국 코스트코 전 매장에 입점돼 있으며 미국 내 한국산 아이스크림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빙그레 미국 법인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80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빙그레는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법인을 설립하고 2017년부터 현지 생산도 시작했다. 미국 현지 취향에 맞춰 망고·딸기·코코넛·타로 등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있으며 대용량 제품 출시도 병행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비건 트렌드에 대응한 ‘식물성 메로나’를 통해 유럽연합(EU)의 유제품 수출 제한을 피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으로 수출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성장했다.

롯데웰푸드 ’Krunch’ 인도 옥외광고 이미지.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 ’Krunch’ 인도 옥외광고 이미지.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는 티코, 죠크박, 찰떡아이스, 설레임, 빵빠레 등을 앞세워 미국, 중국, 필리핀, 대만 등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264억원으로 2년 새 약 30% 증가했고 해외 전체 매출은 1993억원에 달했다.

최근 집중하는 지역은 ‘세계 인구 1위’ 인도다. 날씨가 덥고 젊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빙과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해외 빙과법인인 인도 하브모어의 매출은 2020년 587억원에서 지난해 1729억원으로 약 3배 이상 성장했으며 올 1분기 인도 빙과 매출도 30% 이상 급증했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푸네 신공장에 약 7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라인을 2028년까지 16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대표 제품인 ‘월드콘’을 비롯해 ‘죠스바’, ‘수박바’, ‘돼지바’ 등이 생산된다.

특히 인도판 ‘돼지바(Krunch)’가 현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runch바는 80㎖용량에 60루피(한화 약 1000원)로 현지 일반적인 아이스바 판매가격이 20~30루피 수준임을 감안할 때 2~3배가량 비싼 프리미엄 제품이지만 출시 3개월 만에 6000만 루피(한화 약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출시한 월드콘보다 약 6배 이상 높은 수치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어린이 인구 감소, 건강 트렌드에 따른 성인 소비 위축 등으로 내수시장은 축소되고 있으나 세계적인 폭염과 K푸드 열풍이 맞물리며 이를 기회 삼아 수출 중심의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K아이스크림의 프리미엄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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