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두와 기술 격차 해소 과제
조직 통합·공급망 혁신, 성장 발판 마련
자가엔진 확대와 수익성 높은 AM 집중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지난달 출시한 중대형 전동 지게차.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지난달 출시한 중대형 전동 지게차.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HD현대가 건설기계 사업의 체질을 바꾼다. 중대형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넘어, 소형 장비(콤팩트)와 애프터마켓(AM) 부문을 독립 전략 사업으로 격상하고 북미·유럽·신흥시장 등지에서 전방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콤팩트' 전담 조직 강화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합병을 통해 내년 1월1일 통합법인 ‘HD건설기계’로 새 출범한다. 통합법인은 ‘현대’와 ‘디벨론’ 브랜드를 병행하며 엔진, AM, 전동화, 자율화 등 신성장 동력을 축으로 글로벌 10위권 진입을 노린다.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영업이익률 11% 이상이 목표다.

핵심 전략은 ‘콤팩트 장비’ 전담 조직 신설이다. 지금까지는 중대형 중심의 제품군에 집중했던 HD현대가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 수요에 맞춰 트랙로더, 스키드로더, 휠로더 등 소형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현재 2만2000대 수준인 연간 판매량을 2030년까지 2.4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북미 딜러망도 동부·서부 전역으로 확장 중이다.

사실상 북미 소형장비 시장 강자인 두산밥캣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해석된다. 밥캣은 북미 시장 점유율 40% 이상, 연매출 6조7000억원(콤팩트 부문 기준)을 기록하는 독보적 1위다. HD현대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넘기 위해 조직 집중도와 라인업 다변화를 내세우는 이유다.

◆선진·신흥시장 '투트랙' 전략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투트랙 공략’ 전략도 병행된다. 북미에서는 렌탈-체험 기반의 구매전환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으며 하이브리드 제품 도입과 맞물려 점유율 10% 이상 확대를 기대한다. 유럽에서는 독일·영국 등에 판매법인과 서비스 센터를 신설하고, 소형 굴착기와 전기·수소 장비를 확대 투입할 예정이다.

신흥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 인도·브라질 시장에서 이미 각각 17%, 10%의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이며, 딜러망과 부품 공급망 강화로 판매 기반을 확대한다. 중동·아프리카 등에서는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와 현지 특화 장비 출시 등 맞춤 전략을 가동한다.

생산·공급망 통합과 기술 혁신도 병행된다. 자가엔진 탑재율은 2030년까지 70~80%로 끌어올리고, 엔진 사업 매출은 2조5000억원, AM 부문은 1조4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AM 사업은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고 수익성이 높아, 전략적 중점 영역으로 설정됐다.

자율화·스마트 기술도 미래 성장동력이다. HD건설기계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 ‘X-Wise’, 무인굴착·현장통제 시스템 ‘퓨처 Xite’ 등의 기술력을 축적한다. 다만 캐터필러, 코마츠 등 글로벌 선두와 비교하면 상용화 속도 면에서 격차가 남았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중형에 치우쳤던 체질을 벗어나 콤팩트와 AM, 자율화 기술까지 종합 경쟁력을 갖추려는 포석”이라며 “기술 상용화 속도와 브랜드 파워 확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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