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올 매출·판매량 1등 하나
테슬라, 영향력 예전 같지 않아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1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에서 테슬라를 넘은 BYD는 올해 총판매량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테슬라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올해 BYD가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테슬라는 179만대를 판매해 BYD(176만대)를 근소한 차이로 이겼는데, 올해는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순수 전기차 판매량에서 BYD는 41만6000대, 테슬라는 33만6700대를 기록했다.
BYD는 매출 규모에서 이미 테슬라보다 앞섰다. 지난해 BYD는 7770억위안(약 150조4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테슬라는 977억달러(약 135조8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전기차 판세가 테슬라 1강에서 양강 체제로 확고해진 셈이다.
BYD는 그간 ‘저렴한 전기차’라는 인식을 깨고 기술과 품질로도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월 회사는 자율주행 시스템 ‘갓스 아이(God’s Eye)’를 공개했다. 왕촨푸 BYD 회장은 이 시스템에 대해 “운전자 개입 없이 1000㎞ 이상을 자율주행한다”며 “주차 성공률도 99%”라고 자신했다.
한 달 뒤인 3월에는 5분 충전으로 470㎞를 주행할 수 있는 급속 충전 시스템을 공개해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위기를 느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5월 이후 정치에서 손을 뗀 상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점점 BYD에 밀리는 이유가 ‘본업’인 자동차에 집중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지난 몇 년 새 신차 출시 보다는 자율주행, 차량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로보택시 등에 집중하며 종합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결국 테슬라의 주력 사업은 전기차인데, 신차 출시와 같은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점도 테슬라에게는 뼈 아픈 부분이다. 오토모빌리티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점유율은 4.6%에 불과해 BYD(28.9%)에 크게 밀린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도 중국에서 규제에 의해 여전히 승인이 안나고 있다.
다만 BYD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갖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BYD의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구동에 엔비디아가 제작한 칩을 사용하는데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로 물량이 제한될 수 있다”며 “높은 관세 때문에 미국 시장에 진출을 못하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