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부터 연구기관·스타트업까지
인공지능 개발 주도권 놓고 3년간 평가

[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업'이 본선 단계로 진입하면서 차세대 한국형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 사업은 한국형 생성형 AI를 개발해 산업과 공공, 교육 현장에 널리 쓰이도록 하고, 핵심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AI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국가 프로젝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15개 컨소시엄을 본선 진출 후보로 확정했다. 주관기관 기준으로는 ▲KAIST ▲KT ▲LG AI연구원 ▲NC AI ▲SK텔레콤(SKT) ▲네이버클라우드 ▲루닛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바이오넥서스 ▲사이오닉AI ▲업스테이지 ▲정션메드 ▲카카오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등(가나다 순)이다.

현재 가장 높은 주목을 받는 곳은 카카오와 네이버클라우드, KT, SKT 등 주요 ICT 대기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을 포함한 계열사의 모델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언어, 이미지, 멀티모달 전반에 걸친 범용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KT는 자사 모델 '믿:음 2.0'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의료, 국방 등 고신뢰 분야에서의 활용을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슈퍼컴퓨터 '하이퍼클로바X'와 풍부한 GPU 인프라를 기반으로 연구와 상용화 경험을 내세웠다. SKT는 통신·금융·AI 비서 등 서비스 접점이 명확한 시나리오로 차별화를 꾀한다.
이와 함께 기술 전문성과 연구 기반을 앞세운 컨소시엄도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업스테이지는 코드 생성·검색 특화 모델을 포함한 LLM 기술 고도화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KAIST는 국내 최초 공개형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학계·산업계에 기여한 실적을 보유했다.
헬스케어와 바이오 특화 기업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루닛과 정션메드는 의료 영상 및 진단 데이터 기반의 특화 모델 개발에 집중하며, 바이오넥서스는 제약 및 바이오 분야의 생성형 AI 활용 가능성을 적극 타진 중이다. 사이오닉AI,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은 자체 기술과 중소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AI 응용 생태계 다변화에 나섰다.
정부는 8월 중 15개 본선 후보 중 10개 내외 팀을 1차 협약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후 단계별 평가를 거쳐 2027년까지 최종 2곳을 '국가대표 AI'로 지정할 계획이다. 총 예산은 3년간 약 2000억원 내외로 책정됐으며, 이 중 1936억원은 올해 본예산과 기금으로 이미 확보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