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반도체·AI 협력 '거대 패키지' 제시 주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8월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워싱턴D.C.에 같은 날 입성해 정부와 산업계가 총력 대응에 나섰다.

구 부총리는 29일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약 2시간 동안 면담하며 협상에 착수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회의에 참석했다. 앞서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트닉 장관이 한국 측에 "최선이자 최종적인 거래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때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같은 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워싱턴D.C.에 도착했다. 삼성전자는 방미 목적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이번 방문이 한국 산업계를 대표해 미국 측과의 간접적 협의 또는 설득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및 인공지능(AI) 협력과 관련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인데 이 공장의 추가 투자 여부가 협상에서 관심사로 부상할 수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필라델피아 조선소(Philly Shipyard) 확대 투자 계획을 이번 협상 패키지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워싱턴D.C.에서 협상단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시하는 조선·해양 산업에 대한 실질 투자 제안은 한국 측 전략 패키지의 핵심 카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8월1일부터 한국산 일부 수출품에 대해 최대 25%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맞서 한국 정부는 관세율을 약 1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조선, 반도체, AI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구성한 포괄적 패키지가 미국 측에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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