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비중 15% 넘으면 ‘캐즘 극복’으로 평가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20% 속속 넘어 '안정적'
‘2030년까지 50% 달성’ 공약..."보조금 등 정책 필수"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지난달 판매된 신차 중 16.7%가 전기차(EV)로 집계되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대중화 단계로 넘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정부 차원의 꾸준한 지원이 필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만5148대로 전년 동월(1만5056대) 대비 67% 증가했다. 전체 신차 판매량(15만419대) 중 전기차 비중은 16.7%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15~16% 수준에 이르면 캐즘이 종료된 것으로 본다. 초기 혁신자(얼리 어답터) 집단 2.5%와 조기 수용자 집단 13.5%를 합산한 숫자다.
상반기(1~6월) 전기차 판매량도 상승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기차 내수 판매는 9만2235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4%가 증가했다. 전기차 비중도 1년 전보다 3%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11.2%를 나타냈다.
전기차 판매가 안정적인 현상은 전 세계적이다. 중국,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전기차 판매 비중이 15~20%를 넘어 40%에 육박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21년 14.8%에서 2023년 35.7%로 빠르게 상승했고, 지난해는 40%를 돌파했다. 한국 무역협회는 중국 내 완전 전기차 점유율은 2030년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은 국가별 편차가 있지만 노르웨이는 올해 1~7월 자동차 판매량 중 무려 94.1%가 전기차인 것으로 집계돼 세계 최고 수준을 보였고, 상반기(1~6월) 기준 독일은 17.7%, 영국은 21.6%가 전기차였다.
한전경영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청정운송 부문의 10가지 주요 이슈’에서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을 27%에 해당하는 2200만대로 예상하는 등 캐즘 극복이 점진적으로 가시화 되는 추세다.
만약 하반기(7~12월) 국내 시장 전기차 판매 호조가 이어져 연간 판매 비중이 15%에 근접한다면, 한국도 본격적인 ‘전기차 선진국’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전기차 구매의 핵심 요소인 인프라(충전기)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 예상에 힘을 싣는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가 운영하는 차지인포의 집계를 보면 2020년 3만4714대에 불과했던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2025년 8월 기준 41만7437대로 크게 늘었다.
다만 현재 지속적인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보조금 유지·강화 등 정부의 꾸준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충전기는 토지에 고압 전력을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민간사업자 혼자 감당하기는 힘들다. SK, LG, 한화 등 대기업조차 적자가 커지며 충전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계획을 밝힌 만큼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산업구조의 탈탄소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50% 달성’ 공약을 선보였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기차 판매를 늘리려면 예산을 확보하고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차량 가격이 낮아지기 전까지는 보조금을 유지해야 하고, 충전 인프라·전력 생산·송전 설비까지 전방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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