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급증·주가 반등에 주담대·기타대출 동반 확대
한은 “GDP 대비 부채 비율 소폭 상승…증가율 관리로 안정화 추진”

2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이 1953조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서울와이어DB
2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이 1953조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2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이 1953조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증가 폭이 15분기 만에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말(1928조3000억원)보다 24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지난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 등에서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합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뜻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83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3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1148조2000억원으로 14조9000억원 늘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8조2000억원 증가해 1분기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120조2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석 달 사이 19조3000억원 늘었으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16조원, 기타대출이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도 3조원 늘어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 금융기관 역시 9000억원 증가하며 전분기 감소세에서 반등했다.

한국은행은 2분기 가계부채 확대 배경으로 주택거래 증가와 주식시장 반등을 꼽았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월 이후 주택매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은행 신용대출 증가와 주가 반등에 따른 증권사 신용공여 확대도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반기 가계신용이 1.4%, 연율로 2.8% 증가했다”며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집계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규모 자체를 급격히 줄이기보다 명목 GDP 성장률 이내로 증가율을 관리해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춰가는 방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2분기 가계신용 증가는 부동산 시장 과열과 금융 규제 전 ‘막차 수요’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경기 흐름에 따라 증가 속도가 다소 안정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