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상 전체생존 데이터 미성숙·불확실⋯'삶의질' 개선 없어
3등급 이상 이상반응 75.1%⋯용량 중단·조정 필요성 83.1%
생존 차이 뒷받침 근거 없어⋯"가격 프리미엄 정당화 불가 판단"

리브리반트.(사진=존슨앤드존슨)
리브리반트.(사진=존슨앤드존슨)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한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글로벌 보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31번째 신약인 렉라자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점차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규제기관의 의견을 분석해 렉라자 병용요법의 현주소를 점검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캐나다에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해외제품명 라즈클루즈)‘와 존슨앤드존슨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조건부 등재 권고를 획득했다. 캐나다 당국은 해당 병용요법의 등재를 위해서 87%의 가격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캐나다 약제 평가자문기구(CDA-AMC)‘는 ’범캐나다 종양의약품검토 전문가위원회(pERC)‘가 검토한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 병용요법의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 중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를 가진 경우 1차 치료‘ 급여 권고안을 공개했다.

해당 권고안에 따르면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 병용요법이 공보험 약제 목록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질환에 대해 이전 항암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NSCLC 치료 전문성을 가진 임상의가 처방한 경우 ▲치료 비용이 오시머티닙+백금 기반 화학요법(PBC) 총비용을 초과하지 않을 것 등으로 구성됐다.

권고 사유로 CDA-AMC는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의 3상 마리포사(MARIPOSA) 임상에서 오시머티닙 단독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의 향상이라는 추가 임상적 이점을 보였으나 의미가 불확실하다고 봤다. 이 임상에서 12개월, 24개월 시점의 무진행생존 확률 차이는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에 유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pERC는 지난해 5월 업데이트된 분석의 전체생존(OS) 데이터가 미성숙하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삶의 질(QoL)부분에서도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가 오시머티닙 대비 개선이 없으며, 오히려 오시머티닙 쪽이 우세한 경향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캐나다 약제 평가 자문 기구(CDA-AMC) 자료 발췌
사진=캐나다 약제 평가 자문 기구(CDA-AMC) 자료 발췌

이 기구는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와 오시머티닙+PBC의 직접 비교 자료가 없음을 지적했다. 간접 근거(NMA)로 제시된 비교 자료도 결과 불확실성이 크고, 연구 간 이질성·방법론 차이로 신뢰도가 낮다고 말했다.

안전성 부분에 있어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 병용군은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이 75.1%가 나타났다. 반면 오시머티닙군은 42.8%에 그쳤다. 이는 손발톱 주위염(68.4%/28.3%), 주입 관련 반응(IRR, 62.9%/0%), 정맥혈전색전증(VTE, 37.3%/9.1%)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주요문제로 피부·손발톱 독성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 VTE 예방 조치 필요가 지적됐다. 더불어 용량 중단·조정 필요성으로는 아미만타맙+라즈클루즈 병용군이 83.1%, 오시머티닙군이 38.6%를 기록했다. 치료 중단률에서도 아미반타맙 단독 중단 34%, 라즈클루즈 단독 중단 20.7%, 오시머티닙군 11.7%로 나타났다.

pERC는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의 경제성(Economics) 문제에 주목했다. 이 병용요법이 오시머티닙+PBC 대비 생존 차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의 가격 프리미엄은 정당화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오시머티닙+PBC도 성인 국소 진행성/전이성 NSCLC 1차 치료제로 급여 권고가 내려졌으며, 가격 협상이 진행중이다.

이 위원회는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의 총 치료비용은 오시머티닙+PBC를 초과하지 않도록 협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의 오시머티닙 단독 대비 비용효과성은 30만5328캐나다 달러/삶의 질을 반영한 생존연수(QALY)로서 캐나다 지불의사(WTP) 기준(5만 캐나다달러/QALY)에 맞추려면 87%의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이상반응(AE) 관리 및 환자 삶의 질(재정 독성/financial toxicity 포함)에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임상 전문가들은 “젊고 체력이 있으나 예후가 나쁜 특성(중추신경계 전이 등)을 가진 환자에게는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치유적인 치료(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가 아니며, 일부 환자는 동반질환, 고령, 정맥투여 기피, 혈전 등의 독성문제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 환자(75세 이상)은 임상시험 참여가 적어 적합성이 불확실하다”며 “아미반타맙+라즈클루즈는 암 전문센터에서 종양학 전문가가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의사그룹도 “레이저티닙은 가정에서 복용하지만, 아미반타맙은 외래 종양학 진료소나 병원에서 숙련된 인력이 투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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